서울아산병원 김민선 교수팀 “비만은 식욕조절중추 이상이 원인” 첫 규명

서울아산병원 김민선 교수팀 “비만은 식욕조절중추 이상이 원인” 첫 규명

기사승인 2014-05-13 16:11:00
[쿠키 과학] 최근 전 세계적으로 뇌에서 비만의 원인을 찾으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뇌 시상하부 신경세포 섬모에서 비만의 원인을 찾아냈다.

서울아산병원은 내분비내과 김민선 교수팀이 가천대 이길여암·당뇨연구원 이봉희 교수팀과 더불어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비만 쥐의 경우 식욕 조절 중추신경 뇌 시상하부의 섬모 길이가 정상 체중 쥐들에 비해 짧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고 13일 밝혓다.

연구결과, 비만 쥐의 평균 섬모길이는 정상 쥐(5.5㎛)에 비해 약 40% 짧은 3.3㎛에 불과했다. 특히 3㎛ 미만의 짧은 섬모를 가진 비율이 정상 쥐의 경우 전체의 13%에 불과했지만 비만 쥐에선 50%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측정됐다.


김민선 교수는 “동물의 몸은 배부르거나 배고프다는 포만 및 기아 신호를 뇌로 보내는데, 여러 신호를 수신하는 안테나 역할을 하는 신경세포의 섬모 길이가 짧아져 그 신호를 제대로 수신하지 못할 때 에너지 과잉 상태에 빠져 비만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팀은 이번에 비만이 아닌 정상 쥐의 시상하부 신경세포 섬모를 짧게 만들면, 섬모가 몸에서 보내는 포만 신호를 감지하지 못해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반면 에너지 소비를 적게 해 체중이 늘어나게 된다는 사실도 새로이 알아냈다. 신경세포 섬모가 이렇듯 일반적인 비만증 유발에도 관련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교수는 “현재 섬모 장애가 발생하는 기전과 이를 극복하는 방안에 대한 후속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비만을 비롯한 대사증후군과 관련된 치료제, 식욕억제제를 개발하는데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기초 및 임상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임상연구저널’(JCI) 최신호에 게재된데 이어 과학잡지 ‘네이처 리뷰 내분비학’지에도 소개됐다.

◆용어설명=시상하부란?

우리 뇌에서 에너지 섭취와 소비를 관장하는 시상하부는 위장관이나 지방조직 등 신체 곳곳에서 보내는 기아나 포만 신호 등을 감지해 몸 전체의 에너지 균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용어설명=렙틴이란?

렙틴은 지방세포가 분비하는 식욕억제호르몬으로 시상하부에 포만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이 음식을 과하게 섭취하면, 포만감을 느끼는 것은 렙틴의 작용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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