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강도 초음파 자극만으로 파킨슨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저강도 초음파 자극만으로 파킨슨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기사승인 2014-05-19 13:05:00

[쿠키 생활] 국내 연구진이 파킨슨병, 우울증 같은 뇌 질환을 수술과 치료제 없이 초음파로 치료하는 장비를 개발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은 핵의학과 정용안 교수팀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유범재 박사 연구팀과 함께 파킨슨 병 등 뇌질환을 수술하지 않고 초음파 자극으로 치료하는 ‘저강도 집중초음파 뇌자극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저강도 집중초음파 뇌자극기란 약 250㎑(킬로헤르츠)의 약한 초음파를 특정 뇌조직에 집중적으로 쏘아 파킨슨병 등 뇌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자기장이나 전기를 이용해 뇌에 자극을 주는 방법도 있지만, 이 경우 강도가 세서 뇌 조직을 되레 손상시킬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저강도 집중초음파 뇌자극기는 그 대안으로 꼭 맞춤이다. 초음파 검사 등 진단검사에 사용되는 정도보도 약간 높은 강도의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정용안 교수는 “저강도 집중초음파 자극기를 쓰면 수술이나 약물치료를 하지 않고도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이번 초음파를 이용한 뇌 질환 치료는 뇌에서 손의 촉감을 관장하는 부위를 찾는 연구가 바탕이 됐다. 세계적으로 점차 연구가 활성화 되고 있는,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결합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가 기반이다. 뇌의 다양한 전기신호를 컴퓨터에 입력해 활용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뇌의 각 특정 부위를 자극해 손이 차가움, 찌릿함 등 가상 감각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뇌 표면을 2~3㎜ 간격으로 촘촘히 나눠 초음파 자극을 주면서 부위별로 관련된 촉감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동안 찾아낸 가상 촉감은 차가움, 찌릿함, 가려움 등 10여 가지에 이른다.

정 교수는 “차가운 물에 손을 담글 때와 딱딱한 물체에 손이 닿을 때 뇌가 반응하는 부위가 서로 다르다”며 “이 정보를 컴퓨터에 저장한 뒤 역으로 이용하면 컴퓨터로 뇌 기능을 조절해 가상의 촉감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인터넷으로 따뜻한 호빵을 검색할 때 호빵의 질감에 관련된 촉감을 관장하는 뇌 부위를 자극해 마치 뜨끈뜨끈한 호빵을 만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할 수 있다.

또 동영상 속 강아지를 쓰다듬는 시늉을 할 때 손바닥 촉감에 관여하는 뇌 부위를 자극하면 실제로 강아지 털을 만지는 듯한 가상의 촉감을 느낀다.

정 교수는 “이처럼 뇌의 각 부위별 기능을 알아내고 정확하게 원하는 부위에 초음파 자극을 주어 뇌신경을 조절하는 기술이 완성된다면, 파킨슨병·우울증 등 다양한 뇌 질환의 치료가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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