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2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2실점으로 시즌 4승(2패)째를 챙겼다. 패스트볼(직구) 승부가 주효했다.
◇시즌 최다 탈삼진=류현진은 올 시즌 8번째 선발 등판 경기에서 6이닝 동안 홈런 하나를 포함한 9안타와 1볼넷을 내줬지만 삼진을 9개나 잡았다. 지난달 1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의 8탈삼진을 넘어선 시즌 최다 기록이다.
류현진은 다저스가 3-2으로 앞선 7회말 수비 때 브랜던 리그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다저스가 결국 4대 3으로 이기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4승 모두 원정경기 승리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00을 유지했다. 복귀 무대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투구)에 성공한 류현진은 부상 공백 우려를 씻어냈다.
89개의 투구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60개였다. 최고 구속은 시속 94마일(약 151㎞)이 찍혔다. 특히 3회말 2사 만루 위기에서 커티스 그랜더슨을 상대로 패스트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위기관리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대목이었다.
패스트볼(50개)을 주무기로 사용하며 체인지업(19개)과 슬라이더(15)를 적절히 배합했다. 커브(5개)도 유용하게 사용했다. 다만 메이저리그 전체 2위에 오를 정도로 위력적인 구종으로 평가받는 체인지업의 피안타율이 가장 높았다. 올 시즌 두 번째 홈런을 헌납한 구종도 체인지업이었다.
◇원정 무실점 기록, 다저스 역대 3위=‘원정의 사나이’ 류현진의 원정경기 무실점 행진은 6회말에 멈춰섰다. 에릭 캠벨에게 2점짜리 홈런을 맞아 원정경기 무실점 기록은 올시즌 31과 ⅔이닝, 지난 시즌까지 포함하면 33과 ⅔이닝에서 중단됐다. 이 기록은 오렐 허샤이저(1988년·41이닝), 기예르모 모타(2003년·37이닝)에 이어 다저스 투수로는 역대 3위에 해당한다. 기존 3위였던 채드 빌링슬리(2012년·30과 ⅓)를 넘어섰다.
◇새로운 특급 도우미, 곤잘레스=류현진의 복귀전에는 ‘절친’ 후안 유리베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전날 오른쪽 다리를 다쳐 15일짜리 부상자 명단(DL)에 올랐기 때문이다. 유리베는 류현진 등판 때마다 맹타를 휘둘러 특급 도우미로 활약해왔다.
그러나 새로운 특급 도우미가 등장했다. 다저스의 4번 타자 아드리안 곤잘레스가 주인공이다. 곤잘레스는 0-0으로 팽팽히 맞서던 2회초 우측 관중석 상단에 꽂히는 대형 선제 솔로홈런을 날렸다. 이 홈런은 다저스가 4대 3으로 이기면서 결국 결승 홈런이 됐다.
지난달 왼쪽 무릎 수술을 받은 주전 포수 A. J. 엘리스도 지난 4월 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이후 47일 만에 호흡을 맞추며 안정된 볼배합으로 류현진 승리에 기여했다..
‘베이비 류스’로 불리는 류현진이지만 타석에선 재미를 보지 못했다. 1-0으로 앞서던 3회 희생번트를 댔지만 1루수 뜬공으로 잡혔다. 5회 2사 1, 2루에선 강한 타구를 날렸지만 3루수 글러브로 빨려들어갔다. 9번 타자인 ‘투수 타자’ 징크스도 깨지 못했다. 5회말 상대 투수인 제이콥 디그롬에게 중전안타를 내줬다. 류현진의 타순별 피안타율도 9번 타자가 가장 높다. 무려 0.467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