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에 따르면 KAMD와 MD는 많이 다르다. KAMD는 한반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사거리 600㎞내외의 북한 스커드 미사일과 이보다 사거리가 긴 노동미사일, KN-02 등 중·단거리 미사일을 고도 100㎞이하에서 요격하는 하층(下層)방어체계이다. 반면 미국 MD는 북한에서 발사되는 사거리 5500㎞이상의 장거리 미사일을 상승단계·중간비행단계·재진입 및 종말단계에서 각각 요격하는 체계다.
적의 미사일을 타격하는 수단도 다르다. 한국은 미사일이 공격지점을 향해 떨어지는 하층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는 패트리어트 미사일(PAC-2 또는 PAC-3)을 사용하지만 미국은 단계별로 각각 다른 타격수단을 활용한다. 상승단계에서는 항공기에 탑재한 레이저무기로, 중간비행단계에서는 알래스카 등에 배치한 지상배치요격미사일(GBI)과 해상 고고도 방어용 SM-3미사일로, 재진입 및 하층단계에서는 중고고도방어체계(THAAD)와 애로우 미사일, PAC-3로 요격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KAMD와 MD는 이렇듯 타격 대상과 수단 면에서 엄연히 차이가 있다. 하원 군사위가 거론한 해상기반 탄도미사일 요격체제는 경우에 따라선 북한 미사일의 상승단계와 중간비행단계에서 활용될 수 있는 체계다. 그럴 경우 한국이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이 아니라, 미국을 겨냥한 장거리 미사일이 발사될 때 상승단계나 중간비행단계에서 요격할 능력을 갖게 된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한국의 타격 목표가 달라지는 것은 물론, 타격을 통해 더 도움이 되는 쪽도 미국이 된다.
특히 한국이 미사일의 상승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 북한에도 큰 자극을 줄 수 있다. 미사일 파편 등이 북한 영토내에 떨어져 북한이 큰 피해를 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북한으로서는 우려되는 시나리오인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한국이 이 역할을 맡아준다면 국방비 부담도 줄일 수 있고 대북(對北) 미사일방어망도 보다 촘촘하게 구축할 수 있다. 우리 정부의 강한 부인에도 MD 편입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기도 하다. 지난달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방일 때 동행한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한국 레이더로 탐지한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의 정보를 한·미·일 3국이 즉시 공유하는 체제를 구축하자는 제안을 한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한국으로서는 MD 편입은 큰 부담이다. 불필요하게 북한과 중국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고 또 엄청난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MD와 KAMD는 방어 대상과 기술 여건상 큰 차이가 있다”며 “MD에 편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