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미국식으로 하라"… “예산은 어디서?”"

"美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미국식으로 하라"… “예산은 어디서?”"

기사승인 2014-05-25 20:15:00
[쿠키 정치]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가 국방수권법안 첨부 보고서에서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에 미국의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에 대해 국방부는 25일 우리는 기존입장에서 변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쪽에서 한국의 MD편입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잦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하원 군사위 보고서가 해상기반 요격체계에 대해 아주 구체적으로 거론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KAMD와 MD는 많이 다르다. KAMD는 한반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사거리 600㎞내외의 북한 스커드 미사일과 이보다 사거리가 긴 노동미사일, KN-02 등 중·단거리 미사일을 고도 100㎞이하에서 요격하는 하층(下層)방어체계이다. 반면 미국 MD는 북한에서 발사되는 사거리 5500㎞이상의 장거리 미사일을 상승단계·중간비행단계·재진입 및 종말단계에서 각각 요격하는 체계다.

적의 미사일을 타격하는 수단도 다르다. 한국은 미사일이 공격지점을 향해 떨어지는 하층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는 패트리어트 미사일(PAC-2 또는 PAC-3)을 사용하지만 미국은 단계별로 각각 다른 타격수단을 활용한다. 상승단계에서는 항공기에 탑재한 레이저무기로, 중간비행단계에서는 알래스카 등에 배치한 지상배치요격미사일(GBI)과 해상 고고도 방어용 SM-3미사일로, 재진입 및 하층단계에서는 중고고도방어체계(THAAD)와 애로우 미사일, PAC-3로 요격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KAMD와 MD는 이렇듯 타격 대상과 수단 면에서 엄연히 차이가 있다. 하원 군사위가 거론한 해상기반 탄도미사일 요격체제는 경우에 따라선 북한 미사일의 상승단계와 중간비행단계에서 활용될 수 있는 체계다. 그럴 경우 한국이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이 아니라, 미국을 겨냥한 장거리 미사일이 발사될 때 상승단계나 중간비행단계에서 요격할 능력을 갖게 된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한국의 타격 목표가 달라지는 것은 물론, 타격을 통해 더 도움이 되는 쪽도 미국이 된다.

특히 한국이 미사일의 상승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 북한에도 큰 자극을 줄 수 있다. 미사일 파편 등이 북한 영토내에 떨어져 북한이 큰 피해를 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북한으로서는 우려되는 시나리오인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한국이 이 역할을 맡아준다면 국방비 부담도 줄일 수 있고 대북(對北) 미사일방어망도 보다 촘촘하게 구축할 수 있다. 우리 정부의 강한 부인에도 MD 편입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기도 하다. 지난달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방일 때 동행한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한국 레이더로 탐지한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의 정보를 한·미·일 3국이 즉시 공유하는 체제를 구축하자는 제안을 한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한국으로서는 MD 편입은 큰 부담이다. 불필요하게 북한과 중국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고 또 엄청난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MD와 KAMD는 방어 대상과 기술 여건상 큰 차이가 있다”며 “MD에 편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최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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