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신경차단술,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신장신경차단술,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기사승인 2014-05-28 16: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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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RCT 결과보다 전반적 근거에 무게…“앞으로의 연구방향 제시하는 것”

[쿠키 건강] 유럽의 전문가들은 신장신경차단술의 혜택과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둬야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지난 20~23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유럽경피적심혈관중재술 연례학술대회(EuroPCR)에서는 신장신경차단술 3상임상인 SYMPLICTY HTN-3 연구에 대한 치열한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의 주요 주제는 '왜 실패했는가'였다.

SYMPLICITY HTN-3 연구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카테터 기반의 치료전략인 신장신경차단술 시행군과 샴 시술(SHAM procedure)군을 비교한 최초의 대규모 무작위 임상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었다.

하지만 지난 4월 미국심장학회(ACC) 연례학술대회에서 혈압 관련 1차 효과 종료점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못하면서 적지 않은 여파를 몰고왔다. 기존의 연구들들에서 나타난 혜택으로 탄력을 받은 신장신경차단술의 행보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이는 국내에도 영향을 미쳐, ACC 이후 진행된 국내 순환기관련학회 춘계통합학술대회에서 토론세션이 진행되기도 했다.

SYMPLICITY HTN-3 연구 위원회였던 피에드몬트심장연구소 David Kandzari 박사는 "재분석 결과 시술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약물 처방전략, 환자의 조건, 시술의 접근전략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약물 처방전략의 경우 실제 임상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으로, 임상시험 대상자들은 참가 6주전부터 약물전략을 안정적으로 조정받았다. 임상시험 기간에도 5명 중 2명이 약물 처방을 바꿨고, 이들 중 69%는 의학적으로 약물의 저항성으로 인해 전환이 필요한 이들이었다.

즉 그는 "이 환자들은 약물에 대한 저항성이 발생했고, 안정적인 처방전략으로 혈압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며 실제 임상현장과의 차이점을 지적했다.

또 국내에 지적된 인종문제와 기술적 접근문제도 언급됐다. SYMPLICITY HTN-3 연구 참가자의 30%가 흑인이라는 것으로, 흑인에서는 혈압 감소 혜택이 나타나지 않았다.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환자 당 차단(ablation)의 시행횟수에 따라 혈압감소폭이 다르게 나타났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Kandzari 박사는 "환자 당 15회 이상 또는 16회 이상 차단을 시행했을 경우 평균 응급 수축기혈압이 각각 14.3mmHg, 21.1mmHg 감소했지만, 샴 시술군과 8회 또는 9회 이상 시행한 이들에서는 6mmHg만 감소했다는 것이다. 또 여기에 더해 "혈관벽에 대한 적절한 접근률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술적인 측면의 문제도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이런 논의의 기저에는 SYMPLICITY HTN-3 연구 이전에 발표된 연구들에서 신장신경차단술이 혜택을 보여왔다는 점, 그리고 실제 임상에서 여전히 새로운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많다는 합의가 깔려있다.

Global SYMPLICITY 등록사업의 새로운 분석결과를 발표한 독일 Felix Mahfoud 교수는 "SYMPLICITY HTN-3 연구가 부정적인 결과를 보였더라도 실제 임상현장에서 저항성 또는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가 30~50%에 달하고 있고, 동물실험을 포함해, 이전의 임상시험들, 그리고 유럽의 승인 후 등록사업 연구에서도 혜택이 나타나고 있다"고 부연했다. 즉 한 번의 부정적인 결과로 포기하기에는 적용가능성이 큰 시술이라는 것이다.

이에 토론의 방향은제는 자연스럽게 이후의 연구방향으로 옮겨왔다. 우선 신장신경차단술에 효과가 있는 환자군의 선별과 효과적인 치료전략의 전달방법의 확립이 과제로 떠올랐다.

환자군의 경우 1차적으로 저항성 고혈압 여부를 명확하게 판단해야 한다는데 중지가 모였고, 앞으로 저항성 고혈압 여부에 상관없이 뇌졸중 위험도가 높은 수축기혈압 200mmHg 이상의 환자에 대한 시행 효과, 복용하는 약물별 시술 효과 등을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시술의 전달방법에 대해서는 새로운 신장신경차단술 기기들이 임상을 통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호주 아델레이드대학 Steven Worthley 교수는 세인트주드메디칼사(St. Jude Medical)가 개발 중인 다전극 기기를 적용한
EnligHTN 3 연구를 발표했다. 39명의 환자들을 6개월 동안 평가한 결과 기저 시점 대비 진료실 수축기혈압이 25mmHg 감소했고, 5명 중 4명의 환자들에서 10mmHg 이상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세인트주드메디칼사는 이후 진행할 연구를 통해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번 EuroPCR에서는 신장신경차단술에 관련해 60여개의 세션이 마련됐고, 주요 제조사인 세인트쥬드사와 메드트로닉(Medtronic)사는 관련 세션들에 시술정보 제공 및 교육과정에 아낌없이 지원을 시행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임세형 기자 shlim@monews.co.kr

송병기 기자
shlim@monews.co.kr
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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