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월드컵이 개막전을 앞둔 12일 오후(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안스 경기장. 이른 아침부터 자원봉사자, 대회 운영자, 미디어 관계자 등은 경기장 인근에 있는 운영본부에 몰려들었다. 군경 차량들이 쉴 새 없이 오갔고, 하늘엔 헬기 3~4대가 경기장 주변을 맴돌았다. 곳곳엔 권총을 휴대한 경찰들이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었다.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신축한 코린치안스 스타디움은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으나 아직 공사 중이라는 느낌을 줬다. 외부에서 경기장으로 가는 임시 가교는 불안해 보였다. 철골은 그림이 그려진 대형 천으로 가려져 있었다. 경기장 주변에서 청소원들이 열심히 비질을 하고 있었다.
상파울로 시내에선 떠들썩한 축제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공항에 붐비는 인파를 빼면 월드컵이 열리는 도시인지 실감하기 어려웠다. 일부 가난한 브라질 국민들은 월드컵 개최에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복지 등에 써야 할 돈을 월드컵에 썼다고 보기 때문이다.
브라질 연방정부는 이번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데 258억 헤알(약 12조원)을 지출했다. 대도시 정비에 81억 헤알, 경기장 건설에 80억 헤알, 공항 확충에 63억 헤알이 지출됐다.
13일 오전 3시 15분(한국시간) 브라질월드컵은 개최국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경기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최대 6만5천명이 찾을 개막식은 브라질 고유의 삼바춤과 전통 무예인 카포예라 등으로 꾸며지게 된다. 미국의 팝스타 제니퍼 로페즈와 브라질 출신의 클라우디아 레이테, 쿠바 출신 미국 래퍼 핏불의 공연은 분위기를 한껏 달아오르게 할 전망이다. 이들은 이번 월드컵 공식 주제곡인 ‘우리는 하나(We Are One)’를 부를 예정이다.
화려한 개막식에 이어 브라질이 개막전에서 승리하면 월드컵 열기는 금세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상파울로=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