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00명’… 희귀병 환자 경기도 분당서 발견

‘전 세계 100명’… 희귀병 환자 경기도 분당서 발견

기사승인 2014-06-16 17:11:55

세계적으로 불과 100명 정도만 있는 것으로 알려진 희귀질환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차의과학대 분당차여성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유은경(사진) 교수와 피부과 김동현 교수 연구팀이 최근 모유수유 중인 영아(생후 3개월~1년 미만 아기)에서 ‘간찰성 황색종’이라는 특이 증상을 보이는 ‘시토스테롤혈증’을 발견, 관련 학회에 보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시토스테롤혈증은 세계적으로 지금까지 단 100명 정도만 있는 것으로 알려진 희귀질환으로, 이번처럼 어린 아기에게서 나타나는 경우도 거의 없다. 유 교수팀은 이 같은 사실을 내분비질환 전문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클리니컬 엔도크리노롤로지 앤드 메타볼리즘(JCEM) 최신호를 통해 세계 의학계에 발표했다.

유 교수팀은 지난 2009년 4월, 완전 모유수유 중이던 생후 3개월째부터 피부에 황색종이 나타나기 시작한 영아가 15개월째에 접어들어서면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675㎎/㎗ 수준까지 극심하게 높아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이 아기는 ‘콜레스티라민’이라는 이상지질혈증 약물 처방과 함께 식이요법을 실시하자 곧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수준(128㎎/㎗)으로 획복됐다. 환자는 이후 약물을 끊은 후에도 식이요법만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으로 유지되었으며, 황색종도 점차 사라졌다. 이는 희귀질환 시토스테롤혈증 환자들이 보이는 전형적인 양상이다.

시토스테롤혈증은 음식으로 섭취한 식물성 콜레스테롤이 과도하게 체내에 축적되는 질환이다. 올리브유를 비롯한 식물성 유지류, 견과류 등에 풍부한 식물성 콜레스테롤은 정상인의 경우 아무리 많이 먹어도 거의 흡수되지 않고 대부분 배설되는 게 자연스런 현상이다.

하지만 시토스테롤혈증에 걸리면 이들 식물성 콜레스테롤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모두 흡수돼 혈관에 쌓이게 돼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또 피부에 누런 혹 모양의 황색종이 나타나다가 협심증과 같은 갑자기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 치명적인 심혈관 이상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유은경 교수는 “국내엔 이 병이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한 환자가 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低)콜레스테롤 식이로 혈중 콜레스테롤이 정상 수준보다 40% 이상 떨어진 경우,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 치료제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 고지혈증 환자, 콜레스티라민 등 콜레스테롤 흡수억제제에 지나치게 잘 반응할 경우에는 시토스테롤혈증을 한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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