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헬스키트, 국내 의료IT 업계에 활기줄까?

애플 헬스키트, 국내 의료IT 업계에 활기줄까?

기사승인 2014-06-18 14:32:55
"생태계 확장을 위한 플랫폼·관련 기기 개발 발표

애플이 헬스케어를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선정하면서 삼성 등 경쟁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애플은 최근 열린 개발자컨퍼런스 WWDC2014를 통해 헬스케어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한 플랫폼 구축 및 관련기기 개발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우선 모바일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건강관리 콘텐츠와 클라우드 기반의 개방형 헬스케어 플랫폼인 헬스키트(HealthKit)를 공개했다. 애플이 만든 개방형 플랫폼에 전세계 의료기관, 개발자, 기기 사업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다.

KT경제경영연구소 심수민 선임연구원은 Digieco 기고를 통해 "삼성전자 역시 지난달 개방형 건강관리 플랫폼인 '삼성디지털 헬스'를 발표했다. 삼성과 비교했을 때 애플의 차별성은 의료기관과 제휴, 의료기기개발 전문가 영입, 나이키와 제휴 등 3가지로 요약된다"고 밝혔다.


우선 전문성이 있는 의료기관과 공동연구를 통해 비의료기관의 한계를 극복하기로 했다. 헬스키트는 센서로 수집되는 정보 뿐만 아니라 검진기록 같은 다양한 의료 데이터를 단일 사용자 환경에서 관리하고 공유되는 서비스 플랫폼이다. 그만큼 ICT회사로는 부족한 의료서비스의 전문성을 메이요클리닉, 스탠포드, UCLA, 듀크대학 등의 의료기관을 서비스 제공자로 확보해 신뢰도를 높일 계획이다.

또한 애플은 건강관리 플랫폼을 구축하지만, 아직 특화된 기기가 없다는 점을 주목해 직접 웨어러블기기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FDA에서 의료기기 앱을 감독, 규제하던 전문가 Divya Nag을 영입한데 이어 산소포화도 측정 의료기기 전문가인 마이클 오라일리 Michael O'reilly, 바이오센서 전문가 Ravi Narasimhan, 의료기기 엔지니어 Nancy Dougherty 등을 웨어러블기기 팀에 합류시켰다.

웨어러블기기를 활용한 건강관리 서비스 선두주자 중 하나인 나이키와 독점적 서비스 제휴도 맺었다. 전세계 피트니스밴드의 1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웨어러블 센서기술과 개인 운동기록 알고리즘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나이키가 헬스키트에 참여하는 것이다. 나이키는 운동량 측정 웨어러블기기인 퓨어밴드의 노하우를 제공해 추가적인 하드웨어 제작에 나서기로 했다.

최종적으로 애플은 가정에서 모바일기기와 냉장고, 세탁기, 조명 등 개별 제품들을 하나로 연결해 ICT 기술을 제어하는 통합시스템 '스마트홈'을 구현할 계획이다. 집이라는 공간에서 모든사물을 하나로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으로 재탄생시키고, 홈키트(Home Kit)를 통해 스마트홈의 새로운 생태계까지 확장한다.


심수민 선임연구원은 "헬스키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튼튼한 생태계 구축이 최대 관건이다. 사물인터넷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 앞에서 우수한 기기를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는 단계"라며 "헬스케어와 스마트홈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의 탄탄한 기반 위에 센서, 인공지능 등의 스마트폰과 웨어러블기기로 완성도높은 서비스 생태계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기업들도 애플 전략에 '기웃'

애플의 계획을 놓고 각종 웨어러블기기 개발에 몰두하는 업계에서 여러가지 해석을 내놨다.

의료기관을 참여시키고 전문적인 의료기기로 대응하려던 모습이 삼성과는 다르다는 여론이 많이 나왔다. 특히 앱부터 기기까지 모든 것을 홀로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연관 개발자, 기업 등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서 삼성 역시 따라갈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A업체 관계자는 "삼성은 웨어러블기기를 활용한 건강관리에서 의료기기 규제를 탈피하고 레저용품으로 허가를 받으려 했다. 오히려 애플에 한방 맞은 느낌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B업체 관계자는 "삼성은 집에서 건강관리를 하면서 병원을 가지 않는 구조인 원격진료를 적극적으로 밀어부치면서 의료기관의 대체제로 만들려고 한 것처럼 보인다"며 "아이디어를 빼가거나 하청업체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오픈 플랫폼을 구현해 센서, 웨어러블기기, 여러 스타트업 기업들과 상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의사들 역시 애플의 전략에 한 표를 던졌다. C의대 교수는 "애플은 고객이 반감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제품이 나올지 기대되면서도 신뢰성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다. 의사들이 공동참여해 전문성까지 확보한다고 한다. 그저 헬스케어를 기술만으로 접근하고 있는 우리나라 업체들도 배워야 한다"고 쓴소리를 냈다.

이에 SKT, KT 등은 스타트업 기업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맞대응했지만, 아직 열리지 않은 웨어러블기기 등의 시장을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의료IT 기업은 물론 기존 대기업들이 더 이상 성장동력을 잃고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애플의 전략 발표는 국내 업체들의 동참과 전략 수정을 이끌어낼 것"으로 내다봤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임솔 기자 slim@monews.co.kr
송병기 기자
slim@monews.co.kr
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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