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등산 교육의 산증인이자 산악 문학의 대부, 이용대 코오롱등산학교 교장이 산과 사람, 그리고 인생에 대한 통찰을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
저자 이용대씨는 어렵기로 소문난 바윗길을 개척한 대표 클라이머일 뿐 아니라 오래 전부터 등산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약 30년 동안 등산학교에서 올바른 등산 지식을 가르쳐온 인물이다. 또한 그 오랜 경험과 통찰을 담아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매체에 글을 연재해 온 칼럼리스트다.
이번에 출간한 ‘그곳에 산이 있었다’는 한국일보와 등산 전문지 ‘mountain’에 발표한 글 중 인기 칼럼 51편을 엄선해 엮어낸 책이다. 산에서 얻은 깨달음과 철학, 국내외 등산의 역사와 문화, 산사람들의 눈물겨운 분투기,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외심 등을 담은 글들은 유려하고 감칠맛 나는 문체를 자랑한다.
1장은 등산 철학을, 2장은 세상 속에서 산악 활동이 이루어내는 문화와 역사를 성찰하고 있다. 3장은 국내외 산악인들의 분투기를 담았고, 마지막 4장에서는 대자연에 도전했던 저자의 일화 등을 생생한 육성으로 들려준다. 70대의 나이로 순위권에 오른 유쾌한 경험담과 새벽녘 돌로미테 산군의 야생화 천국을 묘사한 대목 등에서 가슴 벅찬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각 장의 끝에는 한국 산악 문학의 대부답게 알찬 산책(山冊) 서평도 실었다. 저자는 이 책의 곳곳에 “나는 사람을 구분할 때 산에 가는 사람과 가지 않는 사람, 산에 가는 사람으로서 책을 읽는 사람과 읽지 않는 사람, 책을 읽는 사람으로서 글도 쓰는 사람과 쓰지 않는 사람으로 구분한다”는 김영도 선생의 말을 인용해, 독서 및 기록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지덕체를 갖추고 ‘자기만의 산을 가꾸라’는 저자의 당부인 셈이다.
김 난 기자 na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