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도박단 총책 이모(41)씨와 김모(40)씨는 지난 2월 현금이 많기로 소문난 A(38·여)씨에게 접근해 친분을 쌓은 다음 부산 연제구 연산동의 한 모텔 도박장으로 유인했다.
여기서 카드 ‘기술자’와 판돈에 쓰이는 딱지를 빌려주며 도박을 부추기는 ‘뒷진’, 돈을 따가는 ‘선수’ 등 일당 10명이 A씨의 돈을 따냈다.
이들은 A씨가 사기임을 눈치 채지 못하도록 미리 필로폰을 탄 음료를 건네 마시게 했다.
도박과 필로폰에 중독된 A씨는 이후 약 4개월간 수십 차례 이들과 도박을 하면서 모두 5억원이 넘는 돈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의에 빠진 A씨는 급기야 이달 초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시도했고, 이 사실을 첩보로 입수한 경찰이 수사를 벌여 사기도박단을 검거했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이들 12명 가운데 이씨와 김씨를 사기도박 혐의로 구속하고 나머지 9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씨 등이 모텔 장롱 속에 숨겨둔 2억원을 압수하고 달아난 1명의 뒤를 쫓고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