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우리의 소원은 취업! 스펙을 키워야 하나? 실력을 키워야 하나?”

[특별기고] “우리의 소원은 취업! 스펙을 키워야 하나? 실력을 키워야 하나?”

기사승인 2014-07-02 16:36:55

글·이진헌 코리아브레인 이사

[특별기고] 취업하기 너무 힘든 세상이 돼버렸다. 모든 교육시스템이 취업에 맞춰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하다.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좋은 대학에 가야 하기에 학생들은 12년 동안 오로지 대학입학만을 목표로 입시지옥을 견뎌낸다. 하지만 대학입학의 기쁨도 잠시, 대학교 1학년 2학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취업을 목표로 구체적인 준비에 돌입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한다. 해외 교환학생 프로그램, 각종 어학시험 및 자격증 준비, 공공기관 및 기업에서 실시하는 각종 공모전에의 참가, 각종 인턴십 프로그램의 경험, 여기에 좋은 학점 취득을 위해 고등학생 시절의 치열함으로 돌아가 학과공부를 하면서도 동아리활동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개인의 경험범위를 넓힘과 동시에 비싼 등록금도 마련해야 한다. 손오공에게 분신술을 가르쳐달라고 찾아가야 할 판이다.

그럼 이 모든 것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낸다면 취업은 보장되는 것일까? 그리고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이런 스펙(SPEC)을 쌓는 데 성공한 사람들이란 말인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이상적인 스펙을 쌓지 못했다면 취업을 포기해야만 하는 것인가? 너무나도 치열하고 고단하게 스펙 쌓기에 몰입하는 우리 학생들을 보면서 떠오르는 질문들이다.

과거에 기업들이 인재를 채용할 때 주로 활용했던 질문은 “당신은 지금까지 무엇을 이뤄왔습니까?”였다. 당신이 지금까지 이뤄온 학업적 성과, 경력적 성과, 즉 과거의 사실(FACT)을 이야기해주면 이를 기준으로 당신을 평가해 채용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이와 같은 게임에서는 과거의 사실이 중요했고 이러한 것들이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된 이력서가 가장 중요한 채용서류였다.

그런데 시대가 변하면서 기업들이 인재들에게 던지는 질문도 바뀌고 있다. “당신은 기업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로 말이다. 과거에는 기업이 이런 것을 인재에게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기업은 이미 정답을 가지고 있었고 인재는 이 정답을 실현시키기 위한 도구이자 수단에 불과했기 때문에 굳이 물어볼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게임의 룰이 바뀌면서 영원히 건재하리라 믿었던 한 분야의 최강기업이 맥없이 주저앉는 현장을 너무나 자주 목격한다. 기업들에게는 더 이상 정답이라고 내세울 수 있는 것이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나아가야 하는 올바른 방향이 어느 쪽인지, 정답이 무엇인지를 인재들에게 물어봐야 하고 소비자들에게 물어봐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이런 시대에서 개인의 과거의 행적(FACT)은 개인을 평가하기 위한 참고자료에 불과할 뿐, 개인의 가치와 역량을 알아내기 위한 결정적인 자료가 될 수 없다. 그렇기에 최근 취업시장에서는 이력서보다 자기소개서의 비중이 점점 더 올라가고 있다.

그렇다면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서 최근 취업시장에서는 스펙(과거의 행적, FACT)이 그다지 좋지 못해도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것인가? 안타깝게도 스펙은 여전히 인재를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로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왜냐하면 훌륭한 스펙을 쌓았다는 것은 그만큼 성실하게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인재일 것이고 그만큼 좋은 역량을 갖췄을 것이라고 추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훌륭한 스펙을 쌓아온 인재들 중에서도 취업의 관문을 뚫지 못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스펙만을 갖추고 있는 인재들도 원하는 기업에 당당하게 합격하는 사례들도 속출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개인의 가치와 역량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낼 수 있고 이러한 개인의 가치와 역량이라는 탤런트(Talent)를 기업이 구매할 이유가 있다면 아무런 스펙 없이도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아무리 많은 스펙을 갖췄다고 해도 그 행적들 속에서 자신의 가치와 역량을 기업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실패한다면 낙방의 실질적인 이유도 모른 채 또다른 자격증을 따기 위해 전전하게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개인의 가치와 역량을 갈고 닦으며 이를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의 중요성은 비단 취업 준비를 할 때만 국한되는 이야기일 수 없다. 취업이 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영위해 나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실력과 인간적인 매력, 네트워크를 끊임없이 연마해나가야 함은 물론 이를 함께 일하는 모든 이들이 알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나가는 과정이 이어져야 한다. 따라서 취업을 위한 모든 고된 준비는 취업성공으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엿한 사회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남들 모두 분주하게 움직이며 스펙을 쌓아가니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닥치는 대로 이것저것 준비하며 취업에 대한 불안함을 달래고 있지는 않은가? 이렇듯 막연하게 생각하며 뛰고 있었다면 잠깐 숨을 고르고 다시 생각을 해보자. 아무리 열심히 뛴다고 해도 그것이 잘못된 방향이라면 소중한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활동을 하더라도 그 활동을 하는 이유와 목적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활동들이 하나하나 쌓여나갈 때 ‘나’라는 상품가치는 우상향곡선을 그릴 수 있는 것이고 ‘훌륭한 스펙’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활동사실(FACT)의 단순나열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

*참고= ㈜에이치알허브(브랜드명: 코리아브레인)은 2002년 6월에 설립돼 국내외 다양한 형태의 기업에게 인재 Searching Service를 제공하고 있다. 에이치알허브는 Different Approach, Different Result를 캐치프레이즈로 삼아 고객사의 발전에 조금 더 일조할 수 있고 후보자의 경력계발에 보다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현업경험이 풍부한 40여명의 전문 Career Consultant가 활동하고 있는 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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