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서 1무2패로 조별리그 최하위로 탈락한 홍명보 한국 대표팀 감독을 유임시키기로 했다. 네티즌들은 “책임만 느낄 뿐 사퇴는 안 한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허정무 협회 부회장은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월드컵 부진을 홍 감독 개인의 사퇴로 매듭짓는 것은 최선의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홍 감독을 계속 신뢰하고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홍 감독 유임 이유에 대해선 “준비기간 1년을 부여한 축구협회의 책임이 더 크다. 본선 준비기간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브라질서 얻은 경험으로 아시안컵서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네티즌 여론은 비난으로 가득했다. 관련기사의 댓글과 SNS, 커뮤니티 등에는 “한국 축구는 죽었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다른 나라와 너무 비교된다”며 “이렇게나 부진했는데도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다”고 했다. “의리축구로 이어가는 대표팀 축구 볼 생각 없다”는 과격한 의견도 나왔다. 일부 네티즌들은 “예상했던 일”이라며 “이젠 화도 안 난다. 한국 축구에 정이 떨어졌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홍 감독은 대표팀 구성 과정에서 경기력 대신 친분으로 선수를 선발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특히 소속팀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그라운드에 누비지도 못한 박주영을 원톱 공격수로 기용한 점이 부각됐다. 게다가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 12분 동안 세 골을 얻어맞고 벨기에와의 3차전에서 수적우위를 누렸음에도 패배하는 등 전술 능력이 부족하다는 말도 나왔다.
결국 결과에 책임을 지고 홍명보 감독이 물러나야 한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고, 대표팀 입국장에서는 일부 축구팬으로부터 엿 세례를 받는 사태도 나왔다.
김동필 기자 mymedia09@kmib.co.kr, 사진ⓒ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