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레인지, 포스트 가스레인지 되나…” 소비자 관심에 인기 고공행진

“전기레인지, 포스트 가스레인지 되나…” 소비자 관심에 인기 고공행진

기사승인 2014-07-08 08:07:55

가스레인지 과열안전장치 부착 의무화로 가격 상승… 국내외 가전업체 시장 진출 가속화

전기레인지가 가스레인지를 대체할 주방조리기구로 떠오르고 있다. 가스레인지에 대한 과열안전장치 부착이 의무화되면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지자 그동안 비싼 제품가로 소외돼 온 전기레인지에 소비자들이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 이에 국내외 가전업체들이 앞 다퉈 전기레인지를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대급부도 만만치 않다. 가스레인지에서 일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전기레인지의 친환경성이 부각되자 도시가스협회가 즉각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일각에서는 누진세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도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이렇듯 복잡한 이해관계가 맞물린 상황에서 전기레인지 판매량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관련 업계는 2006년 약 12만대 가량에 그친 제품보급량이 6년 새 2배가량 증가했고 지난해 30만대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8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로 확인한 전기가열식 조리기구의 수입량 역시 2011년 전년대비 59% 가량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후 매해 33%, 20%씩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레인지는 유럽 태생 가전업체들의 선전이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독일 브랜드 밀레는 2010년부터 전기레인지 매출액이 전년대비 12%, 24%, 31%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45% 가량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멘스 역시 2014년 1분기 세라믹 전기레인지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100% 성장했다. 이와 함께 틸만, 헬러, 휘슬러 등 해외업체에서도 전기레인지를 출시하고 있다.

이에 국내 가전업체들도 잇달아 관련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2009년 가스레인지의 명가로 일컬어지는 동양매직이 전기레인지를 출시한 데 이어 린나이, 리홈쿠첸 등도 제품을 출시했다. 이마트 자체브랜드인 ‘러빙홈’ 역시 지난 5월 기존 가격의 절반 수준인 49만원의 저가형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 업체들의 경우 인덕션과 하이라이트 2종류 방식을 채용한 ‘하이라이트 레인지’를 내놓거나 렌탈을 통한 금액 지불 분할 등 우리나라에 특화된 전략을 내놓으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전기레인지의 인기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일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친환경성과 함께 안전성, 청소편의성 등을 장점으로 꼽는다. 가스레인지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가 현기증, 두통 등을 유발하는 반면 전기레인지에서는 이러한 유해가스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도체에서만 반응하는 인덕션의 경우 피부 접촉으로 인한 화상 위험이 없고 디자인 측면에서 번거로운 청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윤일숙 밀레 마케팅팀장은 “전기레인지의 경우 최근 빠른 열전도율과 일산화탄소 미배출 등의 장점을 바탕으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시가스협회는 이에 즉각 반론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가스레인지로부터 일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일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지난 5월 밀폐된 공간에서 제품을 작동하고 가스검출을 측정했지만 이에 대한 유해성이 전무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전기레인지가 우리나라 요리문화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곰국이나 죽처럼 오랜 시간을 두고 식재료를 가열하는 우리나라 조리법 특성상 전기를 다량으로 사용할 경우 누진세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레인지는 앞으로도 판매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등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시장”이라며 “아직 전기레인지에 에너지등급 적용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전력효율을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민우 기자 smw@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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