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항생제 내성균주 국내서 발견… “어떤 항생제도 소용없다”

‘세계 최강’ 항생제 내성균주 국내서 발견… “어떤 항생제도 소용없다”

기사승인 2014-07-08 11:10:55
전 세계에서 항생제 내성 정도가 가장 심각한 지구 최강 폐렴구균이 국내에서 발견됐다. 현존하는 어떤 항생제에도 끄떡하지 않는 폐렴구균이 나타나기는 처음이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강철인 교수팀은 최근
요양기관 등에 머물고 있는 노인에게서 항생제 내성 정도가 극심해 제압이 어려운 신종 폐렴구군을 발견, 미국질병관리본부(CDC) 학술지를 통해 세계 의학계에 보고했다고 8일 밝혔다.

보고에 따르면 지난 2011년과 2012년 사이 폐렴구균 보유 환자 510명 중 5명이 기존 항생제 8종(페니실린, 세파로스포린, 매크로라이드, 퀴놀론, 클린다마이신, 테트라사이클린, 트리메소프림-설파메톡사졸, 카바페넴)에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들 5명은 일반적으로 폐렴구균 환자에게 잘 사용하지 않는 반코마이신이나 리네졸리드 계열 약물 2가지 항생제에만 미약한 반응을 보였을 뿐이다. 이른바 ‘광범위 항생제 내성 폐렴구균'(광범위 내성균)으로 불리는 병균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중 1명은 광범위 내성균이 병의 직접 원인이었던 탓에 병원 입원 7일 만에 패혈증으로 숨질 정도로 병세가 빨랐다. 나머지 환자들도 기도삽관을 했던 호흡기 계통에서 균이 발견됐단 사실에 비춰보면 언제든 몸속 전체로 균이 퍼져 생명을 앗아갈 수 있을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이들 환자의 평균 나이는 71.8세로, 뇌혈관 질환과 같은 신경계 질환이나 운동장애 등을 앓고 있었다. 3명은 요양기관에서, 2명은 다른 병원에서 각자 세 달여간 항생제 치료를 받다 상태가 심각해지자 삼성서울병원으로 후송됐다.

모두 건강 상태가 나쁜 노인이고, 장기간 항생제 치료를 받으며 내성균에 노출될 위험을 키웠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강철인 교수는 “특별한 이름 없이 학명으로만 알려진 이 균주는 지금까지 위험하다고 알려진 ‘수퍼박테리아’(다제 내성균)보다 더 항생제 무반응 범위가 넓고 치명적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광범위 내성균으로 인한 환자들의 피해를 줄이려면 성인에게서도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적극 장려해야 한다. 또 사회 전체로 확산되지 않도록 항생제 사용을 신중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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