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몰래…비밀을 지켜줄게요” 대부업 광고의 두 얼굴

“남편 몰래…비밀을 지켜줄게요” 대부업 광고의 두 얼굴

기사승인 2014-07-24 15:48:55
대부업 광고 화면 캡쳐

“여자라면 남편 몰래, 친정 몰래 누구나” “비밀을 지켜 줄게요” “급할 때는 택시도 타고…”

텔레비전을 틀면 흔히 볼 수 있는 광고문구입니다. 어떤 날은 프로그램보다 광고가 더 길다고 느껴질 정도죠. 대부업체 광고가 또 한번 네티즌의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24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대부업체들의 광고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채무자의 절박함을 이용하는 고금리 장사의 저의를 희석시킨 광고가 보기 싫다”는 이유입니다. 많은 이들이 “대부 광고는 다 싫다” “처음에는 대출 광고인지도 몰랐다” “제재가 필요하다”며 공감했습니다.

논란은 처음이 아닙니다. 그동안 대출광고가 보기 싫다는 글은 인터넷에 꾸준히 올라왔습니다. ‘대출 미화’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서비스” “엄마 나 대부업체 합격했어” “거긴 좀 그렇지 않니?” “처음엔 망설였는데 생각보다 괜찮은걸” 서민적이고 친근한 마케팅으로 이미지 세탁을 한다는 의견이 팽배했습니다. 광고가 주는 이미지만을 믿고 대출을 받았다가는 연 최고 34.9%의 고금리의 덫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출경고 문구를 눈에 띄지 않게 제작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금융위원회는 2011년 대부업법 시행령을 개정했습니다. ‘과도한 빚은 큰 불행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등의 경고 문구를 광고시간의 5분의 1 이상, 광고 최대 글자의 3분의 1크기 이상으로 삽입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도 “광고의 내용과 화려한 이미지에 가려 알아차리지 못 하겠다”는 반응이 대다수입니다. 글자가 너무 작기도 하고 순식간에 지나가기도 합니다.

대부업체 광고는 케이블 채널과 영화관 등을 통해 전달되고 있습니다. 지상파 3사는 자율협약을 통해 2007년부터 방영을 금지하고 있으며 서울시내 버스와 지하철 내에서도 대부업 광고를 볼 수 없습니다. 법개정 움직임도 있지만 아직도 우린 대출 광고의 홍수 속에 살고 있습니다. 결국 정보를 가리는 안목을 키워야 하는 것은 우리들의 몫입니다.

민수미 기자 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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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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