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이 1일 국회 본청 앞에서 19일째 단식 농성중인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노숙자’에 비유해 파장을 낳고 있다.
김 의원은 7·30 재보선 뒤 처음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유가족들이) 국회에서 저렇게 있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어디 뭐 노숙자들 있는 그런 …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재보선 압승에 고무된 새누리당 의총 분위기에 압도된 듯 하다.
김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노숙자라고 비유해서 폄하하는 의도가 아니다”라며 “그 분들의 아픔을 다 이해하며, 한여름에 날도 더운데 매일 저렇게 있는 것이 안타깝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의총 자유발언에서 “무슨 일이 생겼다고 농성하는 이들에게 국회가 개방되면 안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막말 논란은 쉽게 가시지 않을 듯 하다. 지난 6월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불쌍 마케팅으로 새누리당을 구해냈다는 평가를 듣는 조동원 당 홍보기획본부장은 김 의원의 발언 이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조 본부장은 “선거가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구태가 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라며 “당 대표는 혁신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이는 데 일부 의원들의 발언과 행태는 구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썼다.
조 본부장은 이어 “우리는 그러면 안 된다. 그러니까 선거 때만 되면 쇼한다 그러는 것”이라고 했다. 또 “아무리 옳은 의견도 세월호 유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 안 된다”라며 “노숙자니 교통사고니 왜 그런 발언으로 갈등을 유발하고 상처를 주는가”라고 말했다.
조 본부장이 SNS에서 돌직구를 날렸지만, 안타깝게도 김 의원의 거친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이란 중책을 맡을 당시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회 청소용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두고 “이들이 무기계약직이 되면 노동3권이 보장된다”며 “툭 하면 파업하려고 할 텐데 어떻게 관리하려고 그러는가”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이 선거운동 당시 지역구 유권자에겐 길거리에서 큰 절을 하고, 국회 청소 아주머니들에겐 위압적 눈빛을 보이는 사진이 보도돼 곤욕을 치렀다.
당시에도 김 의원은 “본 의원의 발언 취지는 국회 청소용역 근로자들의 직접 고용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 직접 고용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이라고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해명했다.
우성규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