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년층, 불필요한 암검진 시행 논란

미국 노년층, 불필요한 암검진 시행 논란

기사승인 2014-08-22 16:39:55
"기대여명·검진의 득실 고려해 검진 여부 결정해야

미국 노인들 중 상당수가 불필요한 암검진을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JAMA Internal Medicine 온라인판(2014년 8월 18일자)에는 미국에서 기대여명이 9년 미만에 불과한 노인인구의 절반 이상이 여전히 전립선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및 대장암 검진을 받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노스캐롤라이나의대 Trevor J. Royce 교수(방사선종양학과)는 ""연구 결과 노인 남녀 모두에서 과잉검진이 흔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사회적으로 의료비용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수검자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Royce 교수팀은 2000년부터 2010년까지 국가보건인터뷰조사(NHIS)에 참여한 65세 이상의 성인 2만7404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암검진 패턴을 분석했다. 9년 내 사망 위험도에 따라 연구 참여군을 저위험군(<25%), 중간위험군(25~49%), 고위험군(50~74%) 및 초고위험군(≥75%)으로 나눴고, 각 군의 전립선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대장암 검진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9년 이내 사망할 확률이 75% 이상인 초고위험군에서 암검진율이 31~55%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암종별로는 전립선암이 55%로 가장 높았고, 자궁경부암이 31%로 가장 낮았다.

양성 종양으로 자궁절제술을 받았던 여성들 가운데 34~56%는 최근 3년 이내 자궁경부세포진검사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사망 위험이 매우 높거나 낮은 군에서 전립선암(OR 0.65, 95 % CI 0.50-0.85), 유방암(0.43, 0.35-0.53), 자궁경부암(0.50, 0.36-0.70) 검진율이 낮았고, 연구가 시작된 2000년도와 비교해 최근에 가까워질수록 전립선암과 자궁경부암 검진율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같은 날 네덜란드 에라스무스의대 Frank van Hees 교수(공중보건학과)도 ""많은 메디케어 가입자들이 임상에서 권고하는 것보다 자주 검진을 받고 있다""는 연구 결과(JAMA Intern Med. 온라인판 2014년 8월 18일자)를 발표, ""잦은 검진은 사회적 비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검진자에게도 해롭다""는 결론을 내렸다.

노인인구에 대한 과잉검진 문제가 지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기대여명이 5년 미만인 경우 대부분 검진 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으므로 기대여명이 10년 이상인 이들에 한해 선별적으로 유방암과 대장암 검진을 시행해야 한다는 분석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BMJ. 2013;345:e8441).

일각에서는 이런 일련의 연구들이 암검진의 혜택을 과소평가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예일의대 Cary P. Gross 교수는 이번 논문에 대한 사설(JAMA Intern Med. 온라인판 2014년 8월 18일자)을 통해 ""기대수명이 짧은 환자들에 대해 암검진을 반대하는 것으로 해석돼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기대여명이 짧은 사람일수록 검진 후 임상적으로 유의한 암이 발생할 시간이 부족하고 암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검진에 따른 득실이 불확실하므로 무조건 반대하기 보단 개인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는 것.

Gross 교수는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며 구체적으로는 동반질환 등을 고려해 정확한 기대여명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합리적이고 꼭 필요한 의료서비스에 대해서만 메디케어의 환급정책이 적용되도록 정밀조사를 실시해야 하고, 과잉검진을 해결하기 위해 질 측정도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안경진 기자 kjahn@monews.co.kr"
송병기 기자
kjahn@monews.co.kr
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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