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강동원 “내게 가장 중요한 것? 일이지만 결혼한다면 무조건 가정”

[쿠키 人터뷰] 강동원 “내게 가장 중요한 것? 일이지만 결혼한다면 무조건 가정”

기사승인 2014-08-28 14:58:55

"“뭐가 짠합니까. 남자라면 자식과 가정을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거죠.”

배우 강동원은 자신이 연기한 대수를 이렇게 말했다.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이재용 감독)에서 대수는 여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생긴 아이를 위해 하던 운동도 그만두고 17세의 나이로 생활전선에 뛰어든다. 아르바이트하는 고깃집에 온 운동하는 학생들에게 불판을 갈아준 대수는 한참동안 그들을 쳐다본다. 영화에서 강동원과 함께 호흡한 송혜교는 그 장면을 가장 마음 아픈 장면으로 꼽았지만 27일 오후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강동원은 바로 “전 (마음)하나도 안 아프던데”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저도 예전에 집안형편이 안 좋을 때, 대학교 등록금을 벌기 위해서 여러 아르바이트를 해 봤지만 힘들지는 않았어요. 어떤 일을 해 봤냐고요? 골프연습장에서 공 줍고, 가방 나르고. 이것 말고도 여러 가지 해봤죠.” 귀티나는 얼굴, 큰 키에 대기업의 임원으로 알려진 부모까지. 다 가진 것 같은 강동원에게도 힘든 시기는 있었다. 순탄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소리는 아니다. “대수를 연기하면서 가장이 아들을 키우기 위해서 이런저런 일을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가족을 위해 돈을 벌고. 그래서 행복한 사람이죠. 연기하면서 우리 부모님도 저를 키우며 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도 했어요.”



◇ 34세 강동원의 청춘? “열심히 살았죠”

“두근두근 내 인생은 가족에 대한 시선을 다룬 이야기”라고 강동원은 말한다. 영화는 세 청춘을 비춘다. 찬란하게 빛났던 대수와 미라의 17세, 두 사람의 아들 아름이의 16세, 그리고 부모가 된 33세의 대수와 미라다. 아름이는 16세에 조로증을 앓아 80세의 몸을 가지게 된 아이다. 부모보다 훨씬 의젓하다. “(대수 연기를 하며) 인생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됐어요. 지금 제게 가장 중요한 건 일이지만 아마 가정이 생긴다면 일보다 가정이 우선이 되겠죠.”

강동원의 청춘은 어땠을까. 20대 때는 일만 했다. 20대에 소화한 작품만 13개다. 쉴 틈이 없었다. “제가 평소에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에 많이 얼굴 안 비추니까 쉬는 줄 아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렇지 않아요. 영화 한 작품을 1년 가까이 찍거든요. 딱 한 번 영화 ‘전우치’ 준비할 때 여러가지가 안 맞아 1년 동안 쉬었지만 그 때도 영화에 필요한 것들을 배우느라 바빴어요.”

그러나 그는 바빴던 20대가 후회되지 않는다고 했다. 작품 이력을 보면 열심히 살았다 싶어 뿌듯하다는 설명이다.


◇ 강동원이 시나리오를 선택하는 기준은? “완성도”

지난달 개봉한 군도와 다음달 개봉하는 두근두근 내 인생은 촬영부터 개봉까지 일정이 모두 맞물렸다. 한 작품을 끝내면 푹 쉬고 싶을 만도 했지만 강동원은 두근두근 내 인생을 놓칠 수 없었다. 작품 선택 기준을 물으니 상남자다운 대답이 돌아왔다. “다른 거 없고, 시나리오 완성도와 감독님만 봐요.”

두근두근 내 인생은 강동원이 자신있게 말할 정도로 잘 쓰인 시나리오였다고. “연기하기 전 원작을 안 봤어요. 기승전결이 완벽했거든요. 이재용 감독님에 대한 믿음도 있었어요. 군도를 끝낸 후 3개월 동안 대수를 준비하며 몸무게도 늘렸죠.”

군도의 조윤과 대수는 완전히 상반된 캐릭터다. 냉철한 조윤을 끝낸 후 발랄한 대수를 연기하기 어렵지 않았느냐 물으니 “일인데요”라고 멋쩍은 웃음이 돌아온다.

“대수처럼 현실에 존재할 법한 캐릭터가 연기하기는 편해요. 그렇지만 현실에 없는 캐릭터인 조윤이나 영화 ‘초능력자’의 괴인 같은 사람을 만들어내는 쪽이 재미는 더 있죠. 제 행동 하나하나가 캐릭터가 되는 거니까요. 배역에 빠져서 힘들어하는 일은 없어요. 메소드(method) 연기라고 하는 그런 건 전 잘 안 되더라고요.”


◇ 욕하는 강동원? “비판 아닌 비난에는 저도 ‘욱’하죠”

군도의 저조한 성적에 우울증까지 생겼다는 인터뷰를 본 뒤라 호기심이 생겼다. 군도는 4년 동안 공백기를 가졌던 강동원의 귀환으로는 꽤 괜찮은 선택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모든 영화 평에 강동원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오르내리며 ‘강동원 영화’라는 별명도 생겼다. 그러나 강동원은 “꼭 좋은 소리만 듣지는 않았다”고 손을 내젓는다.

“좋은 이야기, 좋지 않은 이야기 둘 다 많이 들었어요. 저는 좋지 않은 이야기를 흘려버리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오히려 다 담아뒀다가 나중에 연기에 반영하죠.”

물론 그 모든 이야기를 다 귀담아 듣지는 않는다고 강동원은 귀띔했다. “비판이다 싶으면 겸허히 받아들이지만 비난이다 싶으면 사실 저도 같이 욕해요. ‘뭐야, 이 자식?’ 하고요. 하하.”

두근두근 내 인생은 다음달 3일 개봉된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 사진=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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