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기 여성이 브래지어를 장기간 착용하면 유방암 발병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속설이 사실무근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프레드 헛친슨 암연구 센터 Lu Chen 박사팀이 Cancer Epidemiology, Biomarkers & Prevention 9월 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한 연구결과를 통해 ""건강한 폐경기 여성과 악성 유방암 진단을 받은 이들을 비교·분석한 결과 브래지어 착용과 유방암 발병과의 연관성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00년에서 2004년까지 55~74세이상 페경기 여성 가운데 IDC 진단을 받은 454명과 ILC 진단을 받은 590명을 포함한 1044명과 휴대전화 RDD(random-digit dialing, 무작위 전화걸기)를 통해 건강한 여성 469명을 선정했다. 이후 대상군의 가족력과 임신경험 데이터를 수집해 브래지어 착용이 유방암 발병 위험도에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봤다.
아울러 브래지어 착용 패턴을 평가하기 위한 인터뷰도 함께 실시했다. 세부적으로는 △컵 크기 △밑가슴 크기 △언더와이어 유무 △착용하기 시작한 나이 △하루 착용시간 △신체 사이즈 △호르몬 대체요법 경험 유무 △착용 패턴 변화 등을 조사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수집한 모든 자료는 다변량 분석(Multivariate )과 다항 로지스틱 회귀 분석(polytomous logistic regression)을 이용해 집계를 냈다.
그 결과 유방암 발병 위험인자일 가능성이 높은 착용시작한 나이와 착용 빈도, 컵 사이즈 등은 IDC, ILC 발병 위험도를 높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A컵 사이즈 여성에서 IDC와 ILC 발병 위험도가 2배 높게 나왔지만,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는게 연구팀의 부연설명이다.
한편 브래지어와 유방암 발병과 관련된 가설은 일부 전문가가 제시한 연구결과를 통해 확산됐다.
실제로 1991년 하버드의대 Hsieh CC 교수팀이 European Journal of Cancer를 통해 ""유방암 환자 2325명과 건강한 여성 7008명을 분석한 결과 폐경기 여성 가운데 브래지어를 전혀 착용하지 않는 여성이 착용하는 이보다 유방암 발병 위험도가 50% 낮았다""고 발표한 것.
이 밖에도 브래지어 착용과 유방암의 상관관계 가설은 미국의 인류학자 Sydney Ross Singer 박사가 1995년 '입으면 죽는다(Dressed To Kill)'를 출간하면서 빠르게 전파됐다.
Singer 박사는 미국 여성 총 4730여명을 대상으로 3년동안 브래지어 착용과 유방암 발병간의 상관성을 알아봤다. 분석 결과 매일 12시간 이상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이보다 유방암 발병 위험도가 11% 높았다.
그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브래지어 속 철사인 와이어가 유방을 꽉 조여 림프샘을 통한 독소배출을 어렵게 하고 결국 발암성 화학물질에 더욱 많이 노출되게 만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Chen 박사는 ""브래지어 착용에 있어서 확인이 가능한 컵 사이즈, 착용빈도와 시간, 와이어 유무 등이 침윤성 유관암(IDC)과 침윤성 소엽암(ILC) 발병 위험도를 높이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 ""특히 브래지어 착용과 유방암의 연관성은 생물학적인 타당성이 거의 없다""고 피력했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박미라 기자 mrpark@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