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네이버 버리고 피난 왔습니다” 사이버 망명 대란… 페북지기 초이스

“카톡·네이버 버리고 피난 왔습니다” 사이버 망명 대란… 페북지기 초이스

기사승인 2014-09-28 15:55:55

사법당국의 사이버 검열 강화 방침에 따라 국산 모바일 메신저와 이메일 계정을 버리고 보안이 강화된 외국산 모바일 메신저와 이메일 계정으로 떠나는 네티즌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일명 ‘사이버 망명 대란’이라 불리울 정도로 네티즌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논란은 최근 검찰이 지난 18일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수사팀’을 발족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모독 발언이 도를 넘었다”고 비판한 직후 이뤄진 조치였습니다.

박 대통령은 당시 “국론을 분열시키고 아니면 말고식의 폭로성 발언이 사회의 분열을 가져온다”면서 “앞으로 법무부와 검찰이 이런 행위에 대해 철저히 밝혀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습니다.

검찰은 이튿날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사범 엄정대응을 위한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사이버 명예훼손을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강조했죠. 이 회의에는 안전행정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 카카오톡, 네이버, 다음, 네이트의 간부가 참석했습니다.


사이버 검열 논란이 커지자 검찰은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 공간과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 등은 상시 모니터링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이를 믿는 네티즌들은 많지 않은 현실입니다. 실제로 검찰 유관기관 회의 때 카카오톡 관계자가 참석했다는 사실은 네티즌들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검찰은 현재로서는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사이트를 공개된 공간으로 간주해 상시 모니터링하고 오늘의 유머와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에 대해서는 아직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중이라고 하네요.

어쨌든 인터넷 활동조차 검열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네티즌들의 불안은 점차 커졌고 급기야 러시아산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이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판 페이스북(vk) 개발자들이 2013년 정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만들어 독일에 서버를 둔 모바일 메신저입니다. 얼마나 보안이 철저한 지 해킹대회에서조차 해킹이 되지 않았다는군요.


텔레그램은 연일 무료 앱 다운로드 1위를 차지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페북지기인 저도 깔아봤더니 이미 수십명의 지인들이 먼저 들어와 있군요.

모바일 메신저뿐만 아닙니다. 국산 이메일도 보안이 취약하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지메일을 이용하려는 네티즌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검찰과 국정원 등에서는 국내 검열을 피하기 위해 모두 보안 때문에 지메일을 이용한다’는 말이 나돌면서 지메일을 이용하려는 네티즌들이 는다고 하네요.

이래저래 서글픈 현실이네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김상기 기자 기자
kitting@kmib.co.kr
김상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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