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조규봉 기자] 나트륨 범벅 분유로 본 국감

[현장에서/ 조규봉 기자] 나트륨 범벅 분유로 본 국감

기사승인 2014-10-08 15:47:55

“분유에 나트륨 범벅? 이게 말이 되는 소립니까? 분유를 먹어온 부모들은 분유업체에 소송이라도 해야 하나요? 너무 선정적인 거 아닌가요?” 인재근 의원실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에 항의하는 일부 네티즌들의 볼멘소리다. 반대로 보도만 믿고 분유업체에 항의하는 네티즌들도 상당수다.

여야의 합의로 겨우 올해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지만 여전히 재탕 삼탕 혹은 위의 얘기처럼 도를 넘는 내용이 다뤄지고 있어 정작 소비자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인재근 의원실은 국감에서 0~6개월 영아 대상으로 판매되는 4개 제조회사 분유 성분을 분석한 결과 27개 제품에서 일일 나트륨 충분 섭취량 120㎎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인 의원의 주장은 한국영양학회 한국인의 영양섭취기준을 근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인 의원의 주장에 유업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보통 감시기관에서 피감기관을 지적하는 것에 대해 제3자인 업계가 발끈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만큼 터무니없다는 것인데, 유업계 관계자들은 나트륨은 영유아 체내에서 주요한 양이온으로 삼투압 유지 및 수분의 균형을 유지하데 필요한 영양소라고 말한다. 성장발달에 필요한 나트륨을 조제분유로부터 반드시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인 의원의 주장에 정면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조제분유의 나트륨 함량은 국내외 법적기준 및 모유 수준으로 전혀 문제가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분유에 나트륨이 초과됐다면 구체적인 기준치가 있어야할 텐데 단지 인 의원이 바라본 시각은 충분섭취량에 대해 기준을 적용했다는 게 유업계의 중론이다. 달리 말하자면 영양학회 자료집에 나온 내용만을 근거로 이 같은 선정적인 자료를 낸다는 거 자체가 거부감이 든다는 것이다.

파장은 일파만파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미 보도자료가 배포된 시점부터 현재까지도 나트륨 범벅 분유 짜게 먹는 우리 아기 등의 자극적인 기사가 신문지면과 인터넷상에 도배가 되고 있다. 해당 유업체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영유아를 둔 소비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먹이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혼란이 올 수밖에 없다.

대안 없는 비판과 터무니없는 주장, 불안만 가중시키는 국감. 올해도 여지없이 반복되고 있다./ ckb@kmib.co.kr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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