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을 찾은 관객들이 가장 기대하는 건 뭘까. 친절한 서비스? 편리한 교통? 중요하지만 부수적인 요소다. 기본적인 욕구는 보다 생생하게 영화를 즐기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영상과 음향기술이 발전하면서 극장들끼리의 경쟁도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음향시설은 기본이고 스크린 크기도 무시할 수 없다.
관객들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다. 이왕 영화관을 찾았는데 비용을 조금 더 지불하고서라도 더 큰 화면으로 고품질의 영상을 관람하고 싶다. 언제부턴가 상영관 스크린 크기는 그 영화관의 자존심이 되고 있다. 그래서 알아봤다. 국내 3대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는 각각 어느 지점에 가장 큰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을까.
1. 메가박스(MEGABOX) 영통점 M2관
-위치: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봉영로 1579 롯데쇼핑플라자 5층
-수용인원: 459석
먼저 메가박스다. 수원 영통점 M2관에 가장 큰 스크린이 있다. 최적의 관람환경을 제공한다고 극장 측은 소개한다. 그래서 가격도 다른 일반상영관들보다 3000원씩 더 받는다.
스크린 크기만이 자랑은 아니다. 듀얼 4K 영사시스템을 구현하고 있다. 2개의 프로젝터와 해상도 4k 시스템을 사용해 화질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음향에도 공을 들였다. 메가박스는 시네마 전용 시스템인 마이어 사운드(Meyer Sound)를 도입했다.
2. 씨지브이(CGV) 영등포점 스타리움(STARIUM)
-위치: 서울시 영등포구 영산로 15 4층
-수용인원: 543석
특별관으로 꾸며진 스타리움관에 들어서면 먼저 대규모 스크린 크기가 관객을 압도한다. 초대형 실버스크린을 설치해 화질은 물론 뛰어나다. 음향 역시 16채널 사운드시스템을 도입해 위치에 상관없이 전좌석에서 동일한 음질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가격은 역시 일반관보다 비싸다. 통신사 할인도 적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스크린이 커도 정말 크다. 스크린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다. 좌석 의자는 뒤로 힘주어 기대면 살짝 젖혀지게 돼있지만 점점 목과 허리는 뻐근해진다. 외화를 볼 때는 자막과 영상을 한 눈에 담는 데 얼마간 적응이 필요하다.
그도 그럴 것이 영등포 스타리움관은 세계에서 가장 큰 스크린(31.38m*13.0m)으로 기네스에 공식 등재됐었다. 이는 상영관 입구부터 자랑스럽게 소개돼있다. 그런데 최근 이 기록이 무색해져버렸다.
3.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수퍼플렉스 G
-위치: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300 5층
-수용인원: 622석
세계 최대 스크린 기네스 기록을 얼마 전 개장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이 깼다. 수퍼플렉스 G관의 초대형 스크린(34m*13.8m)은 롯데의 자랑이 됐다. 워낙 크기가 큰 만큼 화질에도 신경을 썼다. 영사기 4대로 영상을 투사해 선명한 영상을 구현하는 4K 쿼드 영사시스템을 도입했다. 음향도 상영관 내에 165개 스피커를 설치해 생생하게 전달한다.
스크린 크기뿐일까. 객석은 두 개 층으로 나뉘어져 오페라 홀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역시나 앞쪽에 앉으면 전체화면이 시야에 다 안 들어온다. 일찌감치 예매해 명당자리를 선점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
참, 여성 관객이라면 월드타워점을 방문할 때 하이힐은 피하는 게 좋을 듯하다. 영화관은 아시아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5층 티켓박스부터 10~11층 수퍼플렉스 G관까지만 따져도 한참이 걸린다. 대형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고난 뒤 몸이 찌뿌둥할 텐데 다리까지 아프면 곤란하지 않은가.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