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말에 뭐할까?”
연인들의 가장 큰 고민이 아닐까. ‘교외로 나들이를 나가볼까’ ‘가까운데 여행갈까’ 이런저런 계획들을 세우지만 막상 실천하긴 쉽지 않다. 보통 “그냥 영화나 보러 가자”는 정도로 결론이 나곤 한다.
영화 관람은 가장 쉽게 즐길 수 있는 데이트코스다. 연극, 뮤지컬 등 다른 문화상품에 비해 비싸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관은 곳곳에 있어 찾아가기도 쉽다. 막상 할 일은 별로 없는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연인들은 보통 영화관을 찾는다.
매번 비슷한 패턴의 극장 데이트가 싫증난다면 가끔 특별한 선택을 하는 것도 좋다. 상영관을 작고 아늑하게 꾸민 고급관이 있다. 조금 비싸지만 커플들이 함께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국내 3대 멀티플렉스인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CGV가 자랑하는 최고의 고급관들을 어떤 모습일까.
1.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샤롯데
-위치: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300 5층
롯데시네마는 얼마 전 개관한 월드타워점에 특별한 관을 만들었다. 샤롯데(CHALOTTE)라는 이름을 붙여 ‘고품격 명품 영화관’이라고 소개한다. 샤롯데관에 대한 자신감은 1관에 배치했다는 데서 드러난다. 티켓 예매박스 바로 옆 상영관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다.
상영관 앞에는 전용 라운지까지 있다. 테이블과 의자가 준비돼 있다. 이곳에선 관객 1명 당 음료 한 잔과 스콘을 무료로 제공한다.
상영관 내부 좌석에도 신경을 썼다. 위치를 어느 정도 앞뒤로 조절할 수 있는 의자다. 등 받침을 뒤로 제쳐 거의 누운 상태로 영화를 볼 수도 있다. 커플석으로 붙어있는 두 좌석 사이에는 작은 테이블이 있어 먹을거리를 놓기도 좋다.
2. 메가박스(MEGABOX) 코엑스점 부띠끄M
-위치: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524
부띠끄M(Boutique M)은 5개 상영관으로 구성된다. 스위트룸 관이 3개, 컴포트룸 관이 2개다. 하지만 각 상영관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양팔걸이가 있는 쇼파식 의자가 두 개씩 배치돼 있고 사이에는 작은 테이블이 있다.
스위트룸 관 이용 관객에게는 무릎담요, 실내용 슬리퍼, 생수, 물티슈, 사탕이 담긴 ‘웰컴 패키지’가 제공된다. 상영관 안에서 음식 주문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그런데 내부에 상주하는 직원이 없어 “주문은커녕 직원을 찾는 게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이 나온다.
상영관 앞에는 전용 라운지 바가 있다. 커피, 차는 물론 맥주와 칵테일 같은 주류도 주문할 수 있다. 화장실 앞에는 파우더룸이 있다. 편안한 쇼파와 거울이 배치된 파우더룸은 여성 관객들을 위한 배려로 보인다.
3. CGV 청담씨네시티 더 프라이빗 시네마
-위치: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323 씨네빌딩
11~12층에 있는 더 프라이빗 시네마관이 CGV가 자랑하는 최고급관이다. 스크린은 그리 크지 않지만 의자가 고급스럽다. 자리마다 쿠션이 있는 가죽 쇼파가 놓였다. 음향에도 신경을 많이 써 높은 질의 사운드를 제공하는 B&M 스피커 시스템을 도입했다. 더 프리이빗 시네마에서도 영화 관람과 함께 음식을 즐길 수 있다. 핑거푸드를 기본으로 한 다양한 메뉴들이 제공된다.
아래 단계인 스윗박스 프리미엄관은 10층에 있다. 18석 뿐이어서 아늑한 분위기다. 특히 좌석이 2인용 쇼파다. 커플끼리 딱 붙어 데이트를 즐기기 좋다. 하지만 과도한 스킨십은 자제해야겠다.
이쯤에서 궁금하다. 왜 솔로를 위한 고급관은 없을까? 전부 커플석이니 말이다. 비교적 비싼 가격에도 예약이 꽉꽉 찰 듯하다. 혼자라도 가끔은 럭셔리하게 영화보고 싶을 때가 있지 않은가. 극장들이 한번쯤 고려해 보면 어떨까?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