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G밸리, 숨통 트이게 하려면 [취재진담]

꽉 막힌 G밸리, 숨통 트이게 하려면 [취재진담]

기사승인 2025-01-22 06:00:09

“10년 뒤쯤이면 좀 나아질까요?”

서울 금천구 가산동 교통 체증 기획 취재 중 한 시민에게 받은 질문이다. 시민의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하지 못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어쩌면 10년 뒤 가산동에 인파가 더 몰릴 수도 있습니다’라는 대답 정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7만 가구, 총 16만명이 가산 인근으로 오기까지 약 6년이 남았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정부는 지난 2021년 광명‧시흥을 3기 신도시로 지정하고 7만 가구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광명과 시흥, 안양 부근에서 서울로 오기 위해선 금천구를 거쳐야 하는데 대책 마련은 소원한다. 장기환 금천구 교통개선정책팀장은 “10년 이후 상황까지 고려해 획기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라고 경고했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은 ‘국내 첫 국가산업단지’로 잘 알려져 있다. 그 명성 뒤에는 불명예스럽게 ‘교통 헬게이트’라는 오명이 숨겨져 있다. 이곳으로 출퇴근하는 수만명의 시민들은 매일 지옥 같은 출퇴근길에 오른다. “디지털2단지 사거리 근방을 지나 수출의 다리까지 넘어가는 데 최대 1시간이 걸릴 때도 있습니다” 10년째 가산동으로 출퇴근 중인 김모씨의 말 속에선 분노가 느껴졌다. 붐비는 차들에 도로는 아수라장이 되고, 시간을 가라지 않고 울리는 클랙슨은 소음 공해까지 양산한다.

지난 2014년 가산디지털단지 종합발전계획이 수립된 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하지만 G밸리 관련 도로 사업 10개 중 6개 사업은 ‘구조적 문제’ ‘경제성 미확보’ 등의 이유로 시행되지 못했다. 도로 개선 사업 특성상 진행 속도를 끌어올리기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서울시와 금천구, 경찰 모두 가산동 교통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부간선도로 일반도로화 사업은 진행 중이다. 시는 고가 개선과 교량 신설도 검토 중이다.

그런데 가산디지털단지는 국가산업단지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서 관리하는 구간이다. 과거 건축 허가를 내 준 곳도 산단이다. 서울시 도로계획과 과장 A씨는 “광명에서 넘어오는 교통량도 많고, 빌딩 입주도 계속되고 있다. 기존 도로로는 해결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천구 측도 “도로를 확장할 만큼의 땅이 확보돼야 하는데, 과거에 이런 계산 없이 (건축) 허가를 내줬다”며 난색을 보였다. 중앙정부차원에서 관리해야 할 구간에 왜 지방자치단체만 힘을 쏟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다.

약 1만개 기업이 가산동에 둥지를 틀고 있다. 집과 회사를 오가며 매일 몇 시간을 도로에 버리고 있다. G밸리가 5차 산업혁명의 주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서울시, 금천구, 시민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시점이다. 교통량과 빌딩 입주, 구조 개선부터 추진 중인 사업 등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지자체에게 맡기고, 미룰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서 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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