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에 놀랐네③] 스티븐 스필버그의 ‘인터스텔라?’… 어떻게 달랐을까?

[놀란에 놀랐네③] 스티븐 스필버그의 ‘인터스텔라?’… 어떻게 달랐을까?

기사승인 2014-11-15 16: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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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것처럼 영화 ‘인터스텔라’는 원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들기로 내정돼 있었다. 하지만 결국은 성사되지 않았다. 감독 자리가 공석으로 남아있었을 때 영화의 각본을 맡은 조나단 놀란이 나섰다. 형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을 추천한 것이다. 놀란 감독 역시 동생이 4년 동안 준비한 각본을 읽고 마음이 흔들렸다. 그렇게 ‘인터스텔라’는 놀란 감독 작품이 됐다.

국내 개봉 이후 단 한 차례도 일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인터스텔라’. 과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했다면 어땠을까. 다른 결과가 나왔을까. 최근 미국 영화사이트 슬래쉬필름이 전한 기사에 따르면 일단 내용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시나리오를 넘겨받은 놀란 감독은 영화를 어떻게 다르게 만들었을까.

“쿠퍼는 아들 머피와 함께 떨어진 무인 우주탐사선을 발견한다.”
원래 설정은 쿠퍼(매튜 맥커너히)에게 두 명의 아들이 있는 것이었다. 놀란은 머피(제시카 차스테인)를 딸로 수정했다. 또 영화에는 뉴욕 양키즈 마이너리그 경기가 황사 때문에 중단되는 장면이 나온다. 원본에서는 파란 빛을 내며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어떤 물체 때문에 경기가 중단된다. 이는 무인 우주탐사선이었다. 후에 쿠퍼와 머피가 이웃의 고장난 트랙터를 봐주던 중 발견한다.


“쿠퍼를 나사(NASA) 연구소로 가게 한 건 중력 모스 부호가 아닌 무인 우주탐사선이다.”
원래 쿠퍼는 나사가 완전히 해체된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앞서 발견한 무인 탐사선이 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소리는 신기하게도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면 멈췄고, 이를 따라 쿠퍼는 나사가 있는 곳을 찾게 된다.

“나사로(Lazarus) 작전은 놀란 감독의 생각이다.”
나사는 유인 탐사선을 보낸 적이 없다. 여러 대의 무인 탐사선만 보냈을 뿐이었다. 원본에서는 쿠퍼가 발견한 무인 탐사선을 우주로 쏘아 올려 중요 데이터 얻는다.

“웜홀의 형태가 다르다.”
스필버그 감독이 생각한 웜홀은 구나 튜브 형태가 아니었다. 원본에는 자체적으로 수축된 공간을 형성해 들어가는 식이었다. 웜홀을 통해 이동하는 동안 형 왜곡이 발생하는 점은 놀란 작품과 동일하다.


“오직 얼음행성만 탐사한다.”
나사는 인간의 살기 위해서 질소와 산소가 있는 대기를 갖고 있는 표면 90%이상이 얼음으로 덮인 행성을 찾길 원했다. 그래서 무인 탐사선은 얼음행성에 대한 정보만 수집해왔다. 작은 블랙홀을 통해 도착한 이 행성에서의 며칠은 지구의 5년에 해당한다는 설정도 있었다.

“얼음행성에서 중국 탐사선을 발견하다니?”
얼음행성에 착륙해 발견한 건 무인 탐사선의 잔해들만이 아니었다. 얼음 아래에 묻힌 베이스캠프에 중국 탐사대의 빨간 패치가 붙어 있었다. 중국이 30년 전 대원 4명과 로봇 15개를 행성 탐사를 위해 보냈다는 설정이었다.

“중력 방정식 안 풀어도 돼… 중력 장치가 있었다.”
놀란의 영화에서 인류는 중력 방정식을 풀기 위해 애쓰지만 원본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중력 장치가 있다. 탐사대가 중국 베이스 캠프에서 발견한 로봇을 이용해 중력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발견한다. 이 기술을 적용시켜 개발한 게 중력 장치였다. 어떤 의도에서 이런 설정을 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의 투자를 받기 위한 것이었던가’라는 등의 추측이 있을 뿐이다.


“외계 생명체와 나쁜 로봇이 등장해 위험에 빠뜨린다.”
아멜리아(앤 해서웨이)는 얼음층에서 생명체를 발견한다. 이를 채집해 떠나려는 순간 중국 로봇이 공격을 한다. 로봇 케이스의 희생으로 어쨌든 무사히 탈출은 한다.

“그리고 인류는 멸망한다.”
행성에서 돌아온 쿠퍼와 아멜리아는 47년 정도 흘렀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간 가족들에게서 도착한 비디오를 메시지를 보니 그들이 늙어 죽어가는 과정이 모두 담겨 있었다. 계산이 잘못됐던 것이다. 다시 이론을 되짚어보니 약 300년이 흘렀다. 인류는 이미 멸망한 뒤였다.

“쿠퍼와 브랜드는 사랑에 빠진다.”
얼음행성에서 빠져나온 뒤 모든 희망을 잃은 쿠퍼와 아멜리아는 결국 서로에게 의지한다. 원본에는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이 무중력 상태에서 사랑을 나누는 장면도 포함됐다.

다음 내용도 좀 더 있다. 크고 작은 여러 설정들이 달라지며 결말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지금의 ‘인터스텔라’와는 전혀 다른 작품으로 느껴질 정도다. 당신의 생각을 묻고 싶다. 스필버그가 만든 ‘인터스텔라’가 궁금해졌는지, 아니면 놀란의 각색이 ‘신의 한 수’로 보이는지.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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