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식한 아이 살렸다가 덤터기 쓸뻔한 사연에 경찰 “합의하라”… 네티즌 ‘공분’

질식한 아이 살렸다가 덤터기 쓸뻔한 사연에 경찰 “합의하라”… 네티즌 ‘공분’

기사승인 2014-11-16 16:01:56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질식한 아기를 도와주고 도리어 경찰 조사를 받은 한 남성의 사연에 네티즌들이 공분하고 있다.

지난 14일 인터넷 커뮤니티 SLR클럽에 ‘방금 경찰서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 A씨는 “참 살다 보니 말 같지도 않은 경우가 다 있다”며 글을 시작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7시 A씨의 부모는 결혼기념일 30주년을 맞아 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옆자리에는 아이가 둘 있는 가족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식사 도중 옆 테이블의 아이의 엄마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남자아이가 목에 뭔가가 걸려 얼굴이 검게 질린 채 숨을 못 쉬고 있었다.

그때 A씨의 아버지는 바로 뒤에서 아이를 끌어안고 주먹으로 명치를 눌러서 토하게 했다. 아이는 다행히 숨을 쉬게 됐고, A씨의 아버지가 아이를 차에 태워 병원에 데려다줬다.

병원에서는 아이가 토해내서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돌아가려는 찰나 아이가 가슴이 아프다며 울기 시작했다.

A씨의 부모는 혹시나 주먹으로 누른 게 문제가 있나 싶어 엑스레이를 찍고 다시 의사의 진료를 받는 과정까지 함께 했다. 의사는 그냥 통증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아이의 부모는 이때부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A씨의 부모에게 아이의 치료비를 보상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A씨의 아버지는 부모의 요구에 “얼마를 원하느냐”고 물었고 아이의 부모는 일단 종합검사를 다 받겠다고 했다. 그럼 그렇게 하라며 연락처를 주고 뒤돌아서는 A씨의 아버지에게 아이의 부모는 “애 잘못 됐으면 책임질 수 있냐”고 말했다. 결국 옆에서 듣고 있던 A씨의 어머니는 분노했고, 함께 자리한 담당 의사 역시 “이건 경우가 아니다”며 자신이 증인을 서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막무가내의 태도를 보인 아이의 부모로 인해 A씨의 부모는 경찰서에 가게 됐다. A씨는 “당시 경찰이 좋게 합의하라”고 했다며 “이게 합의해줘야 할 상황이냐”며 갑갑해 했다.

A씨는 마지막으로 사건이 어떻게 해결됐는지 덧붙였다. 당시 아이를 진료한 의사가 직접 경찰서로 전화해 “위급 시 처치한 행위였고 그로 인하여 발생한 상처나 후유증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이를 수긍했고 아이의 부모에게 정식으로 사건진행 여부를 물었다. 아이의 부모는 결국 꼬리를 내리게 됐다.

A씨는 “60년 평생 산전수전 다 겪으신 아버지인데 분했으면 아직도 손을 떨고 있다”며 “참 살기 어려운 세상이다. 도움 주고 격려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 사연을 본 네티즌들은 즉각 분노했다. 이 사연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네티즌들은 “물에 빠진 여성 구했더니 성추행으로 고소하겠다는 사건도 있었지” “죽게 내버려 뒀어야 하나” “방송에 제보해 망신을 줘야 한다” 등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반면 “저런 부모가 현실에 존재한다는 게 가능하냐”며 허위로 작성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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