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상품명 바이토린)가 장기간 대규모 연구에서 심바스타틴 단독군 대비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의 심혈관 위험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나왔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비스타틴인 에제티미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심장협회(AHA)는 17일 Late-Breaking Clinical Trials 두번째 세션을 열고 Anti-Lipid Therapy and Prevention of CAD 분야에서 IMPROVE- IT 연구 결과를 처음 공개했다. 결론은 심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가 심혈관 위험을 6.4% 가량 낮추는 것으로 나왔다.
IMPROVE- IT은 심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의 효과를 평가하는 최대 규모의 연구라는 점에서 디자인 설계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던 연구다.
이 연구의 목적은 크게 3가지다. 우선 비스타틴인 에제티미브의 LDL-C 감소 효과가 결과적으로 심혈관 사건을 예방해줄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학계의 해묵은 논쟁이었던 LDL-C를 낮추면 낮출수록 좋은가를 검증하려고 했다. 마지막으로 에제티미브의 안전성도 필요했다.
이를 위해 ST분절상승 심근경색(STEMI), ST-비분절상승 심근경색(NSTEMI), 불안전 협심증(UA)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환자들의 연령은 50세 이상으로 트로포닌 경험, 당뇨병, 이전에 심근경색, 폐쇄성 동맥질환, CABG 시술 한지 3년 이상 지난 환자, 다중혈관에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환자 등 위험 요소가 1개 이상인 환자들을 모집했다. 또한 LDL-C는 50~125mg/dL 인 환자들이 참여했다.
전체 참가자는 총 1만8144명으로 이들을 무작위로 한 군은 심바스타틴군, 다른 한 군은 심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군으로 나눠, 1차 종료점으로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 비안정형 협심증, 관상동맥 재건술, 뇌줄중 등의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률을 관찰했다.
ITT 분석 결과 심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군이 심바스타틴 단독군대비 심혈관 사건을 약 6.4% 가량 낮추는 것으로 나오면서 복합제의 유익성을 입증했다. 심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군의 심혈관 발생률은 32.7%였으며, 심바스타틴군은 34.7%로 유사했지만 통계적으로 차이는 나타났다(HR 0.936, CI (0.887, 0.988, p=0.0160).
2차 종료점 중 하나인 모든 심혈관질환/심근경색/불안정협심증/관상동맥재건술/뇌혈관 발작도 각각 38.7%와 40.3%로 위험비(HR)가 0.948(p=0.034)로 약 5%를 낮추는 것으로 나왔으며, 관상동맥질환/심근경색/긴급관상동맥재건술까지만 포함했을 경우 또한 각각 17.5%와 18.9%로 복합제가 9% 가량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p=0.016).
또한 심혈관질환/심근경색/비안정형협심증/모든재건술/뇌혈관발작 등에서는 34.5%와 36.2%로 역시 약 5% 가량 예방효과가 나타났다(p=0.035). 특히 심혈관 사망/비치명적 심근경색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 평가에서는 각각 20.4%와 22.2%로 복합제 예방효과가 10% 더 큰 것으로 관찰됐다(HR 0.90, CI 0.84, 0.97, p=0.003).
환자 특성별 하위 그룹에서 나타난 특징은 당뇨병이 없는 군보다 있는 군에서 심혈관 예방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 것을 제외하고는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 간기능, 근육관련 부작용, 암발생 등 주요 이상반응은 두 군간 차이 없었다.
이번 연구에서 드러난 지질 변화도 눈길을 끈다. 1년째 평균 LDL-C 변화에서 심바스타틴은 69.9mg/dL를 기록한 반면, 심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군에서는 53.2mg/dL로 더 낮았으며, 총 콜레스테롤 또한 145.1mg/dL에서 125.8mg/dL로 19.3mg/dL의 차이를 보였다. 중성지방도 137.1mg/dL에서 120.4mg/dL로 16.7mg/dL차이가 났다.
연구를 발표한 브리검여성병원 Christopher P Cannon 박사는 IMPROVE-IT은 비스타틴계 약물을 추가했을 때 임상적 혜택을 입증하기 위한 첫번째 대규모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데 이 번 결과를 토대로 비스타틴 약물도 LDL-C 감소를 통해 심혈관 사건을 줄인다고 정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 연구에서는 평균 목표 LDL-C가 53이었는데 이번 결과를 계기로 LDL-C를 낮추면 낮출 수록 좋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면서 ""이를 토대로 향후 가이드라인의 변화도 필요할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IMPROVE-IT 연구 결과를 놓고 여러가지 견해도 쏟아지고 있다. 연구 발표 직후 쏟아진 평가 중 상당수는 새로운 LDL-C 감소 치료제로서 에제티미브의 역할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노스웨스턴(Northwestern) 의대 Neil J. Stone 교수도 지난 17일 IMPROVE-IT 연구 발표 직 후 ""뇌졸중과 심장발작과 같은 재발성 심장사건을 예방하는데 있어서 에제티미브의 LDL-C 감소효과를 재확인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나아가 임상을 통해 입증된 만큼 확실한 치료 옵션 중 하나로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앞서 재확인이라는 표현을 쓰기는 했지만 그동안 여러가지 연구를 거치면서 에제티미브의 역할에 의심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12월 미국심장학회(ACC)/미국심장협회(AHA)가 성인용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스타틴만 강조하고 비스타틴 약물을 사실상 인정하지 않은 부분은 결정타로 작용했다.
때문에 이번 에제티미브 연구 결과는 비스타틴약물의 유용성을 대규모 무작위 연구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임상적 근거로서는 더 이상 논란이 될게 없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가이드라인 변화도 이뤄져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Neil 교수는 ""심뇌혈관 질환 이차예방을 위해 고강도 스타틴 치료는 여전히 강력한 근거를 갖고 있지만 만약 환자가 고강도 스타틴 치료에도 불구하고 내약성이 떨어지거나 반응이 충분하지 않으면, 중강도 스타틴 치료에 에제티미브와 같은 비스타틴계를 추가할 수 있다는 것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환자 모집단에서도 알 수 있듯 저위험군의 1차 예방을 위해 에제티미브를 사용해도 좋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또 LDL-C를 낮출수록 좋은 것인가에 대한 결론도 최근 진행된 여러가지 연구에서는 모두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보다는 의사들의 임상적 판단에 무게를 뒀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박상준 기자 sjpark@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