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부른 성매매 함정 단속…’ 경찰관 들이닥치자 20대女 6층서 뛰어내려

‘사망 부른 성매매 함정 단속…’ 경찰관 들이닥치자 20대女 6층서 뛰어내려

기사승인 2014-11-26 16:05:55

경찰관이 손님으로 위장해 성매매 단속을 벌이던 과정에서 20대 여성이 모텔에서 뛰어내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26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방청 풍속단속팀과 통영서 질서계 소속 경찰 단속팀은 25일 오후 8시부터 통영시내 일대에서 성매매 합동단속을 실시했다.

단속팀은 길거리에서 발견한 성매매 알선 전단지의 전화번호로 연락했다. 단속팀 중 한 명은 이날 오후 10시43분 통영시 광도면 한 모텔 객실에서 ‘티켓다방’에서 근무하는 A씨(24·여)와 만나 화대로 현금 15만원을 전달했다.

객실 외부에서 대기하던 경찰관 3명은 업체를 단속키 위해 오후 10시47분 객실로 진입했다. 당시 A씨는 샤워를 마치고 알몸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관들이 갑자기 들어오자 A씨는 “옷을 입겠다. 잠시 나가달라”고 요청했으며 경찰관들은 방문을 열고 문고리를 잡은 상태에서 잠시 대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5분 뒤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A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창틀에 A씨의 손만 보여 급히 달려갔으나 1층으로 추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A씨가 뛰어내린 객실은 6층으로 약 12m 높이다.

1층으로 추락한 A씨는 골반 골절 및 간·콩팥 출혈, 경추 손상 등 중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으나 다음날 오전 3시37분 숨을 거뒀다.

경찰이 함정단속으로 성매매 현장을 적발하는 과정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무리한 단속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피의자의 돌발 행동에 대비한 안전조치나 여경을 동행하지도 않아 사고를 막을 수 없었다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경남경찰청 생활안전과 담당자는 “적발되더라도 큰 처벌을 받는 범죄는 아니어서 적발된 여성의 투신 가능성은 대비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성매매 단속은 현장에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면 적발하기 어려워서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방법으로 단속한다. 함정단속 기법이 적법하다는 판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경남경찰청은 올해 들어 이러한 단속방법으로 22건의 성매매 사범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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