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으로 ‘갑질’ 파문을 일으킨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현아 부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9일 오후 퇴진 의사를 밝힌 조현아 부사장의 사의를 전격 수용했다. 조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의 참석 후 이날 오후 귀국한 즉시 인천공항에서 임원회의를 열고 조 부사장의 퇴진을 결정했다.
조현아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본의 아니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고객 및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스럽다”며 “저로 인해 상처를 입으신 분이 있다면 너그러운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앞서 조 회장은 출장길에서 돌아오는 길에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현아 부사장이)업무수행 중이었지만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임원으로서 모든 과정을 조사한 뒤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 인사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현아 부사장은 지난 5일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활주로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기 전 승무원의 견과류(마카다미아 너트) 서비스 방식을 문제 삼아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참여연대는 조 부사장을 항공 관련 법규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건이 접수되면 조 부사장은 검찰 조사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조 부사장은 객실 서비스와 기내식, 호텔 사업 등의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