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봉 엽기 행각] ‘시신처리하려 반지하방 계약’… 계획된 범행 정황 포착

[박춘봉 엽기 행각] ‘시신처리하려 반지하방 계약’… 계획된 범행 정황 포착

기사승인 2014-12-15 16:21:00
KBS 뉴스 방송 캡처

경기도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 피의자 박춘봉(55·중국 국적)이 시신처리를 위해 반지하방을 계약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계획된 범행이라는 추정에 무게가 실린다.

15일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박춘봉이 동거녀 김모(48·중국 국적)씨를 전 주거지에서 살해한 날 오후에 200여m 떨어진 교동에 반지하방을 새로 가계약했다”고 밝혔다.

박춘봉은 지난달 26일 말다툼을 벌이던 김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 경찰에서 박춘봉은 “밀쳤더니 숨졌다”고 진술했다. 살인이 아닌 ‘상해치사’를 주장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김씨는 목 졸려 살해당했다.

경찰조사 결과 박춘봉이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박춘봉은 범행 당일 오후 6시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아가 교동 반지하방을 가계약한 뒤 돌아왔다. 박춘봉의 전 주거지는 지난달 10일 이미 계약이 만료됐다. 그러나 박춘봉은 옮기지 않고 있었고, 김씨 살해 후 불과 2∼4시간 만에 집을 구했다.

박춘봉은 보증금도 없이 선금으로 22만원만 냈다. 계약서에는 이름도 적지 않은 채 휴대전화 번호만 기재했다. 불법체류 신분인 박춘봉은 자신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할 수 없었다. 박춘봉의 휴대전화는 타인 명의였다. 이 전화번호는 지난 1일 해지됐다. 새 전화번호는 여동생의 명의로 개통한 것으로, 박춘봉은 단말기는 교체하지 않고 번호만 바꿨다.

이름도 적지 않고 계약서를 작성한 뒤 유일한 연락처인 휴대전화 번호까지 폐기했다는 점은 애초에 박춘봉이 반지하방을 계약한 것이 시신 훼손을 목적으로 했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박춘봉은 전 주거지에서 시신을 1차로 상당부분 토막낸 뒤 도보로 반지하방으로 시신을 옮겼다. 이곳에서 나머지 부분을 잔혹하게 훼손해 팔달산 등 4곳에 유기했다. 전 주거지는 새로 도배됐지만 이곳에서도 인혈 반응이 확인돼 경찰은 DNA분석을 국과수에 의뢰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반지하방은 단독주택 원룸치고 욕실이 굉장히 넓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춘봉은 대부분 도보로 이동했다”며 “조력자가 없는 이상, 버스를 타고 갔을 리는 없어 이동수단은 택시가 맞을 것 같다. 다만 사람의 머리를 넣은 비닐봉지를 들고 택시를 탔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없어 보여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아직 수습하지 못한 김씨의 한쪽 팔과 다리 등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오는 19일인 검찰 송치시점을 고려해 금명간 박춘봉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할 계획이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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