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배달 일을 하며 장애가 있는 홀어머니를 모시던 30대를 치고 달아난 뺑소니 차량 운전자들이 검거됐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뺑소니 혐의로 A씨(57)와 B씨(48)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11일 오전 1시50분쯤 신문배달원 김모(32)씨를 잇따라 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부산시 부산진구 전포사거리에서 택시와 충돌한 뒤 도로에 쓰러졌고, 두 차례 더 충격을 받았다.
이 사고로 김씨는 현장에서 숨졌다.
경찰은 뺑소니범 검거에 나섰지만 사고 현장을 직접 찍은 CCTV가 없고, 용의차량의 모습이 담긴 블랙박스 화면이 흐릿해 애를 먹었다.
경찰은 용의차량 검거에 어려움을 겪자 지난 12일 부산경찰청 페이스북에 사고 당시 흐릿한 사진과 함께 사고 개요를 올리며 공개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현장 일대 CCTV를 모두 분석해 A씨의 차량이 움직인 동선을 알아냈다. 경찰은 사고 닷새 만인 15일 오전 A씨를 자택에서 검거했다. 택시 운전기사 B씨는 이날 오전 “뺑소니 운전자가 나인 것 같다”며 112에 전화를 걸어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는 “쓰레기 더미를 친 줄 알았다”며 뺑소니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차량을 운행하다가 무엇인가를 받았다는 의심이 들면 일단 정차한 뒤 확인했어야 한다”며 “상당한 충격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무시하고 지나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경찰은 증거 분석을 의뢰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결과를 받는 대로 이들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숨진 김씨는 지난 10년간 신문배달원으로 일하며 정신장애가 있는 어머니를 봉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연이 부산경찰청 페이스북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