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출판사 ‘웅진서가’와 함께 성인남녀 4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자신이 호갱님이라 느낀 적 있나?’라는 질문에, 91.9%가 ‘있다’고 답했다.
스스로 호갱님이라고 생각한 순간(복수선택)으로는 ‘과도한 이용요금(휴대전화와 인터넷 요금 등)을 내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가 63.7%와 ‘나는 제값을 주고 샀으나 아는 사람이 같은 물건을 더 싸게 샀을 때’가 63.5%로 1, 2위로 가장 많았다.
그 외에는 ▲교재나 화장품 세트 상품을 강매 당했을 때(20.1%) ▲중고 사이트에서 물건을 구입 후 돈을 떼였을 때(11.9%) ▲취업을 미끼로 사기를 당했을 때(7.5%) ▲다단계업체에서 물건을 구입했을 때(5.9%) ▲보이스 피싱으로 돈을 잃었을 때(5.6%) ▲사이비 종교 집회에서 돈을 냈을 때(2.3%) 순이었다.
그럼 호갱님을 넘어 ‘사기를 당한 경험은 있는가?’ 조사한 결과 56.2%가 ‘있다’고 답했다.
사기를 당한 횟수는 1회가 47.7%로 가장 많았고, 사기를 당한 상대는 ‘친구’라는 답변이 25.6%로 가장 많았다. 이외에는 학교 선후배(13.0%), 직장 동료(9.9%) 등이 있었다.
‘잘 아는 사람인데 날 속이지는 않겠지’라는 심리가 사기에 걸리게 만든 주요 원인이었다(42.7%).
20년 베테랑 검찰 수사관인 김영헌씨는 자신의 저서 ‘잘 속는 사람의 심리코드’에서 “사기를 치는 이들은 ‘아는 사람’ 즉, ‘신뢰’라는 심리코드를 이용해 사람들을 속인다”면서 “우리가 아는 사람에게 잘 당하는 이유는, 지인이나 익숙한 상황을 맞이할 때 깊이 생각하거나 경계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계하지 않는 인간’은 사기꾼이 바라는 최적의 상황이다. 따라서 사기꾼은 아는 사람 효과를 적극 이용한다. 심지어 잘 알지 못하는 사이임에도 ‘알고 보면 잘 아는 사이’라고 착각을 일으켜 사기를 치기도 한다”고 조언했다.
조사결과, ‘사기를 당한 후 어떻게 대처했는가?’라는 질문에 ‘자신을 탓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라는 답변이 47.7%로 가장 많았다. 사기를 당했음에도 약 과반수가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은 것이다. 그 외에 적극적으로 대처한 경우는 ‘여러 사람에게 자신의 상황을 얘기해 해결책을 구했다’(21.8%), ‘사기를 친 사람을 찾아가 돈을 돌려받으려 했다’(13.7%), ‘경찰에 신고했다’(12.6%)는 답변이 있었다.
‘사기 당한 금액을 돌려받았는가?’라는 질문에는 ‘전혀 돌려받지 못했다’가 59.5%, ‘일부 금액을 돌려받았다’가 26%, ‘모두 돌려받았다’ 14.5%로, 자신의 돈을 전부 및 일부 돌려받지 못한 사람이 85.5%에 달했다. 사기를 당한 후 원금 환수의 어려움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