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갱님을 넘어 ‘사기 당해봤다’ 52.6%

호갱님을 넘어 ‘사기 당해봤다’ 52.6%

기사승인 2014-12-17 10:32:57
호갱님은 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손님을 뜻하는 신조어로 호구와 고객을 합성한 의미이다. 물건을 남들보다 비싸게 구입한 사람을 보고 ‘호갱님’이라고 지칭하기도 하는데, 조사에 따르면 성인남녀 10명중 9명은 스스로 ‘호갱님이었던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출판사 ‘웅진서가’와 함께 성인남녀 4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자신이 호갱님이라 느낀 적 있나?’라는 질문에, 91.9%가 ‘있다’고 답했다.

스스로 호갱님이라고 생각한 순간(복수선택)으로는 ‘과도한 이용요금(휴대전화와 인터넷 요금 등)을 내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가 63.7%와 ‘나는 제값을 주고 샀으나 아는 사람이 같은 물건을 더 싸게 샀을 때’가 63.5%로 1, 2위로 가장 많았다.

그 외에는 ▲교재나 화장품 세트 상품을 강매 당했을 때(20.1%) ▲중고 사이트에서 물건을 구입 후 돈을 떼였을 때(11.9%) ▲취업을 미끼로 사기를 당했을 때(7.5%) ▲다단계업체에서 물건을 구입했을 때(5.9%) ▲보이스 피싱으로 돈을 잃었을 때(5.6%) ▲사이비 종교 집회에서 돈을 냈을 때(2.3%) 순이었다.

그럼 호갱님을 넘어 ‘사기를 당한 경험은 있는가?’ 조사한 결과 56.2%가 ‘있다’고 답했다.

사기를 당한 횟수는 1회가 47.7%로 가장 많았고, 사기를 당한 상대는 ‘친구’라는 답변이 25.6%로 가장 많았다. 이외에는 학교 선후배(13.0%), 직장 동료(9.9%) 등이 있었다.

‘잘 아는 사람인데 날 속이지는 않겠지’라는 심리가 사기에 걸리게 만든 주요 원인이었다(42.7%).

20년 베테랑 검찰 수사관인 김영헌씨는 자신의 저서 ‘잘 속는 사람의 심리코드’에서 “사기를 치는 이들은 ‘아는 사람’ 즉, ‘신뢰’라는 심리코드를 이용해 사람들을 속인다”면서 “우리가 아는 사람에게 잘 당하는 이유는, 지인이나 익숙한 상황을 맞이할 때 깊이 생각하거나 경계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계하지 않는 인간’은 사기꾼이 바라는 최적의 상황이다. 따라서 사기꾼은 아는 사람 효과를 적극 이용한다. 심지어 잘 알지 못하는 사이임에도 ‘알고 보면 잘 아는 사이’라고 착각을 일으켜 사기를 치기도 한다”고 조언했다.

조사결과, ‘사기를 당한 후 어떻게 대처했는가?’라는 질문에 ‘자신을 탓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라는 답변이 47.7%로 가장 많았다. 사기를 당했음에도 약 과반수가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은 것이다. 그 외에 적극적으로 대처한 경우는 ‘여러 사람에게 자신의 상황을 얘기해 해결책을 구했다’(21.8%), ‘사기를 친 사람을 찾아가 돈을 돌려받으려 했다’(13.7%), ‘경찰에 신고했다’(12.6%)는 답변이 있었다.

‘사기 당한 금액을 돌려받았는가?’라는 질문에는 ‘전혀 돌려받지 못했다’가 59.5%, ‘일부 금액을 돌려받았다’가 26%, ‘모두 돌려받았다’ 14.5%로, 자신의 돈을 전부 및 일부 돌려받지 못한 사람이 85.5%에 달했다. 사기를 당한 후 원금 환수의 어려움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ju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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