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편파판정 논란 끝에 김연아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그랑프리 시리즈에 이어 러시아 내셔널 챔피언십에도 불참해 ‘먹튀’ 논란이 재차 불거지고 있다.
러시아 매체 ‘R스포르트’는 19일 “소트니코바가 다음 주에 있을 러시아 챔피언십에 출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소치동계올림픽 이후 단 한 번도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소트니코바는 2014~2015 시즌을 시작하는 그랑프리 시리즈에도 발목 부상을 이유로 출전하지 않았다.
러시아피겨스케이트연맹 알렉산더 코간 회장은 “소트니코바가 부상에서 거의 회복됐지만 얼음판을 밟아본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이번 대회는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소트니코바는 지난 10월 ISU 피겨 그랑프리 4차 로스텔레콤컵에도 발목 부상으로 불참했다. 당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준비가 돼 있었기 때문에 굉장히 속상하다”고 심경을 토로했지만 준비부족을 의심하는 눈초리가 많았다. 그랑프리 대회 직전 소트니코바가 올 시즌 유일하게 출전한 국내대회에서 보여준 기량이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 불참이 계속되면 소트니코바는 내년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 등 메이저대회 출전자격조차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에는 훌륭한 기량을 뽐내는 여자싱글 선수들이 여럿 있다. 러시아빙상경기연맹으로선 소트니코바의 현역 유지 여부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소트니코바도 지난 4월 러시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올림픽 금메달로 피겨 무대에서의 꿈을 이뤘고 배우가 되고 싶은 두 번째 꿈을 이뤄보고 싶다”며 은퇴를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연기에 관심이 많았다. 기쁨과 슬픔을 전달하는 데 자신 있다. 선수생활을 마친 뒤 러시아 연극예술 아카데미에 입학하겠다”고 말했다. 러시아 연극예술 아카데미는 1878년 설립된 러시아 대표 연기자 양성 교육기관이다.
미국 매체 NBC스포츠는 “소트니코바는 국제 대회에서 톱 레벨을 보여준 적이 없었는데도, 놀랍게도 2014 소치올림픽에서 김연아를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네티즌들은 소트니코바의 대회 불참 소식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그 이름 보기 싫으니 은퇴하려면 빨리 해” “또 망신당할까봐 대회에 못 나오는 거 다 안다” “어쩜 저렇게 뻔뻔할 수가” 등의 댓글을 달았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