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영화 결산 ①] 변호인·명량, 한국 영화 자존심 지키다

[2014 영화 결산 ①] 변호인·명량, 한국 영화 자존심 지키다

기사승인 2014-12-20 17:07:55


올해 한국영화는 할리우드 공세 속에서도 자존심을 지켰다. ‘겨울왕국’(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과 함께 ‘변호인’(감독 양우석) ‘명량’(감독 김한민)이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해적: 바다로 간 산적’(866만명) ‘수상한 그녀’(865만명)도 선전했다. ‘인터스텔라’(감독 크리스토퍼 놀란)도 10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물론 하반기 해외 블록버스터 영화 탓에 한국영화가 부진한 면도 없지 않지만 변호인과 명량이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변호인, 세대 초월 공감 이끌어
상반기 한국 영화는 변호인이 책임졌다. 지난 해 12월 18일 개봉한 영화는 전야 개봉 포함 3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한국 영화로는 9번째이며 총관객수 1137만5944명을 모았다. 변호인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변론을 맡았던 1981년 부림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정치, 사회 부조리를 타파한 시대적 인물을 앞세워 40~50대 중장년층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특히 지난 17일 열린 제3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변호사는 4관왕을 차지했다. 18개 부문 중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송강호), 여우조연상(김영애), 인기상(임시완)을 받아 최다 수상 영예를 안았다.

◆겨울왕국, 전 세계 열풍 일으키다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은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켰다. 국내에서는 변호인에 이어 2번째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지난 1월 16일 개봉한 영화는 46일 만에 1000만을 넘었고 총 1029만6101명을 동원했다. 외화로는 두 번째 1000만 영화이고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이었다. 겨울왕국은 안데르센 명작동화 ‘눈의 여왕’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신비로운 힘을 가진 엘사 그리고 동생 안나의 이야기를 그렸다. 겨울왕국은 영화 속 캐릭터는 물론 OST ‘렛잇고’(Let it go) 인기도 상상을 초월했다. 렛잇고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주제가상을 수상했고, 빌보드 핫100 차트 10위권 안에 들었다.

◆명량,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키다
명량은 올해 마지막으로 1000만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7월 30일 개봉한 영화는 올해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다. 개봉 12일 만에 1000만을 돌파했고 총 관객 수 1760만9019명을 기록했다. 올해 한국영화 최다 관객 동원이다. 명량은 단 12척의 배로 330척 왜군의 공격에 맞서 싸워 승리한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그렸다. 무려 61분을 해상 전투 신으로 채웠고 명량해전을 스크린에 그대로 옮긴 듯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순신 역을 맡은 최민식을 비롯해 류승룡 조진웅 진구 김명곤 등의 탄탄한 연기력도 뒷받침됐다. 애국 마케팅이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세대를 아우르며 인기를 끌었다.

◆인터스텔라, 흥행 열풍에 암표까지
인터스텔라는 개봉 전부터 80%가 넘는 예매율을 기록했고 폭발적인 인기에 중고나라 등 인터넷 게시판에 암표가 등장했다. 영화는 가까운 미래 극심한 식량난에 처한 지구인들이 희망을 찾아 우주로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아이맥스 전용 카메라로 촬영한 분량이 할리우드 영화 중 가장 많다. 국내 관람객 사이에서 인터스텔라를 아이맥스에서 봐야 한다는 소문이 퍼졌다. 인기를 증명하듯 인터스텔라 아이맥스관 예매권은 판매가 열리는 즉시 매진됐다. 또 ‘메멘토’ ‘인썸니아’ ‘인셉션’ ‘다크 나이트’ 등에서 마니아층을 형성한 놀란 감독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
최지윤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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