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일 미국이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이하 소니) 해킹 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한 것을 근거 없는 ‘비방’이라며 공동조사를 제안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에서 “미국이 터무니없이 우리를 비방하고 있다”며 “북한은 미국 측과 이번 사건에 대한 공동조사를 진행할 것을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누구든 한 주권국가에 범죄 혐의를 씌우려면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며 “우리는 미 중앙정보국처럼 고문 방법을 쓰지 않고도 이번 사건이 우리와 연관이 없다는 것을 입증할 방도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과 한국 정부는 소니픽쳐스 홈페이지 해킹 사건을 북한 소행으로 사실상 규정하며 향후 대응과정에서 미국과 공조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송년 기자회견에서 “적절한 대응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비례적으로 보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소니픽셔츠가 제작한 영화 ‘인터뷰’의 개봉을 앞두고 불거졌다. 인터뷰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인터뷰 기회를 잡은 미국 토크쇼 사회자와 연출자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김정은 암살 지령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코믹하게 그린 영화다.
소니픽쳐스는 세계 63개국에서 이 영화를 상영키로 하고 지난 18일 뉴욕 맨해튼의 랜드마크 선샤인 영화관에서 초연했다. 인터뷰는 오는 25일 미국과 캐나다에서 일제히 개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체불명의 해커 집단이 소니픽쳐스 전산망을 해킹해 내부 자료를 유출하고 직원을 협박한 데 이어
관람객 테러까지 공언하면서 모든 일정이 취소됐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