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가 인천공항에 낀 안개로 청주공항에 임시 착륙하자 승객들이 항공사의 사후 조치에 항의하면서 비행기 점거 소동을 벌였다. 네티즌들은 잘잘못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 등에 따르면 5일 승객 171명을 태우고 사이판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7301Y편이 인천공항에 낀 안개 때문에 이날 오전 3시45분쯤 청주공항에 임시 착륙했다.
제주항공은 임시 착륙한 항공기를 다시 띄워 오전 7시 목적지인 인천공항으로 출발하기로 결정했다가 이를 번복해 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탑승객 20명은 제주항공의 조치에 반발했다. 오전 8시40분쯤 승객 15명이 제주항공 측의 설득으로 비행기에서 내렸으나, 5명은 끝까지 남아 항공사의 해명과 보상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는 기내에 남아있는 승객들에게 항공기 점거는 불법이며 항공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결국 승객 5명은 보상 문제를 차후 협의하기로 항공사와 약속하고 오전 11시쯤 비행기에서 내렸다.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 관계자는 “탑승객들이 끝까지 비행기에서 내리기를 거부했다면 경찰이 투입됐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탑승객들은 “출발지인 사이판에서도 출발이 지연됐고 청주공항에서도 승객들을 4시간 이상 기다리게 했다”며 분노하고 있다. 한 승객은 “일부 승무원들은 청주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근무시간이 초과를 이유로 승객을 뒷전으로 한 채 비행기에서 내렸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이들에 따르면 이 여객기는 4일 오후 사이판을 출발하기 전 장비 고장으로 6시간 정도 출발이 지연됐다.
탑승객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청주에 도착하자마자 기상악화로 버스로 인천으로 가겠다고 말만 했으면 좋았다. 인천으로 비행기가 뜬다고 했다가 승무원의 서류가 미비해서 비행기를 탈 수가 없다며 그제야 버스로 이동하자고 하면 화를 안 낼 사람이 어디 있나. 이미 12시간 이상 지연된 상태였다”고 적었다.
그러나 대다수 네티즌들은 탑승객들을 비난하고 있다. 이들은 “조현아 욕할 거 하나 없다” “이젠 자신의 생명을 볼모로 갑질하네” “그래도 안전이 우선이지” “떼쓰는 건 세계 최고” “안개 때문에 사고를 당해봐야 정신 차리려나” 등의 댓글을 달았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