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을 찾아줬다가 도리어 경찰 조사를 받게 된 한 남성의 사연이 전해져 공분이 일고 있다.
지난해 12월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 게시판에 ‘좋은 일 하고 별꼴을 다 겪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랐다. 글 작성자 A씨는 게시판에 수차례 글을 올려 사건의 진행 사항을 알렸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아파트 복도에서 주운 지갑을 주인에게 돌려주기 위해 경비실에 맡겼다가 절도범으로 몰렸다. A씨는 “지갑을 찾은 주인이 ‘돈이 사라졌다’며 나를 신고했다. 황당하기 그지없다”고 적었다.
A씨는 “지갑의 주인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24세 여성 B씨”라고 전했다. B씨는 “지갑을 분실한 당시 알바비로 받은 5만원권 지폐 26장(130만원)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A씨에게 합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도 합의를 종용하고 있다. 형사소송 가면 피차 피곤해진다며 보통 50% 정도 물어줘야 한다고 한다. 경찰관이 ‘정 억울하면 형사소송 가시던가’라는 식으로 말하는데 내가 잘못을 한 것인양 말하는 게 열불이 터진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2일엔 “민사소송 소장 접수까지 진행됐다”고 알렸다. 마지막 남긴 6일 글에서 A씨는 “결국 형사소송으로 넘어가게 됐다”며 “변호사 선임 착수금이 500만원, 성공보수 15%를 부르더라.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억울해했다.
이 사연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네티즌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한 네티즌은 “중국이 왜 거리에 사람이 죽어가도 모른 척하는 줄 아느냐”며 “선행을 베풀었다가 이런 어이없는 일을 당하는 경우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그렇게 됐다.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중국 꼴 나겠다”라고 적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