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정부시 아파트 화재 피해 주민들이 “소방 헬기가 일으킨 바람 때문이 불길이 커졌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 주민 대표는 11일 이재민 임시 거처로 사용 중인 경의초등학교 강당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의정부소방서장에게 “소방헬기 때문에 피해가 확산됐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소방서 상황실에는 지난 10일 오전 9시 27분쯤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28분 뒤 경기재난안전본부와 중앙119구조본부에 헬기 각 2대를 요청했다. 출동한 소방 헬기는 건물 옥상에서 갇힌 주민을 구조하기 위해 건물 주변을 선회했다.
주민들은 “처음 불이 난 대봉그린아파트는 30분 만에 불길이 거의 잡혔는데 헬기 프로펠러가 바람을 일으켜 옆 건물로 확대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건물 옥상에는 주민 13명이 옆 건물로 옮겨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다.
헬기에 타고 있던 소방관들은 검은 연기 탓에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목숨을 걸고 건물 위에까지 이동해 주민 4명을 구조했다. 나머지 주민은 소방관의 도움으로 비상계단을 통해 건물 아래로 내려왔다.
동원된 헬기 수와 비교해 구조된 인원이 적은데다 불이 옆 건물로 번지자 피해 주민들은 피해가 커진 원인으로 헬기를 지목했다.
김석원 의정부소방서장은 “아파트와 고층건물 화재때 소방 헬기를 활용한 구조와 진화는 소방대응활동의 기본”이라며 “건물 외벽이 가연성 자재로 마감돼 외벽을 타고 급격히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티즌들은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라며 주민들을 비난하고 있다. 이들은 “소방관들을 모욕하고 있네” “죽게 내버려뒀어야 한다” “어떻게 저 정도로 양심이 없을 수가 있지” “보상금 타 내려는 수작이지” 등의 댓글을 달았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