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기쁜 두근거림 음미했다”… 우연히 만난 작은 천사 이야기

[친절한 쿡기자] “기쁜 두근거림 음미했다”… 우연히 만난 작은 천사 이야기

기사승인 2015-01-14 06:10:55
삼라봉의 사자우리 블로거 제공

각박한 세상 속에서도 천사표 아이들은 숨어 있었습니다. 낯선 할머니에게 친절을 베푼 한 여중생의 사연이 마음을 따뜻하게 녹이고 있습니다.

이 사연은 12일 ‘삼라봉의 사자우리’라는 이름의 블로그에 올라 소개됐습니다. 글 제목은 ‘버스에서 우연히 만난 매천중학교 작은 천사의 이야기’입니다. 글 작성자 A씨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사연이 널리 퍼져 착한 마음을 가진 소녀가 학교에서 칭찬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해왔습니다.

A씨는 글에서 “얼마 전 버스를 타고 나들이를 가고 있었다”고 운을 뗐습니다. 그런데 깜짝 놀랄 광경을 보게 됐다고 합니다. 상반신이 90도 가까이 굽어 거동이 불편한 한 할머니가 버스 계단을 힘겹게 오르려 하자 여중생으로 보이는 한 소녀가 부축한 겁니다. 그뿐 아니라 “아저씨! 여기 할머니 팔달교까지 모셔주세요”라고 말하며 버스비를 대신 치렀다고 하네요.

A씨는 할머니가 고마워하며 “아이고, 고마워서 어쩌나. 차비는 내가 다시 줘야지”라고 하자 소녀는 “아니에요, 괜찮아요”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소녀가 할머니를 잠깐 도와준 것이라고 볼 수 있었죠.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이 소녀는 할머니가 목적지까지 다다르기까지 말동무를 자청했습니다. 할머니가 귀가 어두운 것을 알고 난 후엔 노약자 옆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큰소리로 또박또박 말했다고 하는군요.

결혼식에 늦을 것 같아 걱정하는 할머니에게 소녀는 “음 너.무. 빠.듯.해.요. 이.미 시.작.했.지.만 늦.은 .건 아.니.에.요”라며 안심시키는 어른스러웠다고 A씨는 전했습니다.

소녀의 모습에 A씨는 “어찌나 대견하던지 크게 칭찬해 주고 싶었다”며 “자꾸 가슴만 연신 쿵쾅댔다”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그 순간 어느 아주머니가 “아이고, 아가씨 참 착하네. 이런 세상에”라고 자신의 마음을 대신 전해주었다고 적기도 했습니다.

소녀는 버스에서 내릴 때 역시 할머니를 부축했습니다. 또한 할머니의 행선지인 예식장으로 함께 향하는 것 같아 A씨도 함께 내렸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A씨는 “버스 정류장 먼 발치서 두 사람의 훈훈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며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A씨는 뒷 이야기도 전했습니다. A씨는 “감동에 가득 차 용기를 내 소녀에게 다가갔다”며 대화를 시도했죠. A씨의 인터뷰에 응한 소녀는 대구 태전동에 있는 매천중학교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는 “칭찬했더니 ‘할머니께서 길을 잃으셔서 도와준 것뿐’이라고 말하는 겸손함까지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A씨는 “마음이 따뜻해져 기쁜 두근거림을 한참 동안 음미했다. 정말 그 여운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라고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또 기자와의 통화에서 “학교 홈페이지에도 올리고 싶었다. 임씨 성을 가진 소녀가 직접적인 언론 노출을 부끄러워했다. 이 사연이 많이 알려져 매천중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이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네티즌들도 “세상은 아직 따뜻하다”며 소녀를 칭찬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결혼하면 저런 딸 낳고 싶어”
“보기 드물게 착한 학생이네”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온 것 같아” “어리고 예쁜 친구에게 많은 것을 배웠어요”라는 댓글들이 겨울 한파의 끝자락을 녹이는 것 같습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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