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생의 약 92%가 실제로 ‘갑질’을 경험해봤다는 설문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모은다.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포탈 알바몬은 14일 “10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무려 92.4%가 ‘갑질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알바생들이 갑질을 당한 상대로는 ‘사장님, 고용주’가 전체 설문 응답자의 55.7%(응답률)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손님’으로부터 갑질을 당해봤다는 알바생이 46.3%로 2위에 올랐으며 ‘상사나 선배(29.9%)’ ‘정직원(18.7%)’이 뒤를 이었다.

특히 ‘사장님의 가족’으로부터 갑질을 당한 적이 있다는 알바생도 약 10%에 달했다. 기타 의견으로는 ‘사장님의 애인’도 있었다.

알바생이 경험한 갑질(응답률)에는 ‘무조건 친절이나 참음 등 감정노동 강요(47.6%)’와 ‘불합리한 요구 및 부당한 지시(47.4%)’가 각각 1위와 2위로 꼽혔다. ‘이유 없는 화풀이’를 경험했다는 알바생도 43.7%였고, ‘인격적인 무시(43.3%)’도 적지 않았다. 또한 ‘사적인 부분에 대한 참견(28.3%)’, ‘폭언(27.5%0’, ‘감시(24.2%)’, ‘막무가내식 사과 요구(20.9%)’ 등도 알바생들이 자주 겪는 갑질 유형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많은 알바생들이 근로현장에서 갑질에 상처를 받아도 막상 하소연할 곳은 마땅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당한 갑질에 대해 호소하거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부서나 인물이 있느냐?’는 질문에 갑질을 경험했다는 알바생의 9.3%만이 “사내에 고충처리를 해주는 부서나 인물이 있다”고 응답했다. 37.7%는 “사측에 만들어둔 고충처리 부서는 없지만 동료나 선임 등 믿고 의지할 사람이 있다”고 답해 동료들끼리 믿고 의지하며 고충을 이겨나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53%에 달하는 알바생들은 ‘의지할 부서나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

실제로 갑질을 당했을 때 알바생들의 대응법을 살펴보면 ‘일단 내가 참는다’가 60.5%로 1위에 올랐다. 이어 ‘주위 지인들과 심경을 나누고 털어버린다(17.8%)’, ‘그만둔다(6.5%)’ 등 소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그만둘 각오로 싸운다(5.9%)’ ‘사측이나 상사 등에 알려 도움을 요청한다(4.9%)’, ‘해당 상대방에 항의, 시정을 요구한다(4.2%)’ 등 적극적인 대응은 15%에 머물렀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