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 영화배우 장근석(28)씨 외에도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거액의 탈세 추징금을 납부한 연예인이 3, 4명 더 있는 것으로 15일 확인됐다고 국민일보가 단독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장씨처럼 연예기획사 H사와 중화권 진출 계약을 맺고 활동했다. H사는 중화권에서 벌어들인 수익 300억여원을 환치기 수법으로 국내에 반입해 검찰의 수사를 받았었다. 장씨는 14일 공식입장 발표를 통해 국세청 세무조사에 따른 추징금을 납부했다고 시인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해 6월쯤 H사가 중화권 연예 활동을 중개한 한류 연예인 10여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H사 장모(36) 대표가 환치기로 들여온 거액의 수익금이 연예인들 차명계좌로 흘러갔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세무당국은 그 과정에서 소득 탈루가 있었을 것으로 봤다.

세무조사 대상엔 장씨 외에도 국내 유명 연예인이 여럿 포함돼 있었다. 국세청은 이들 중 3, 4명이 장씨처럼 소득 일부를 탈루한 사실을 포착해 수억원대 탈세액을 추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무당국 관계자는 “국세청 세무조사는 명백히 장 대표와 연예인들의 탈세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검찰의 조사 의뢰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씨 소속사 측은 “정기세무조사를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이 관계자는 “정기세무조사는 시기가 따로 있는 것인데 국세청이 갑자기 연예인 10여명을 상대로 정기세무조사를 한다는 게 상식적이냐”고 반문했다.


장씨 소속사는 14일 100억원대 추징금 납부 사실이 드러나자(국민일보 1월 14일자 1면 보도) “사실 무근”이라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같은 날 오후 “(추징금을 국세청에) 납부 완료했다”고 말을 바꿨다. 또 추징금 납부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탈세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음주운전은 했는데 술은 먹지 않았다는 말 아니냐”고 지적했다. 탈세의 방법과 액수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으나 세무조사 결과 장씨가 중국 등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일부를 통째로 누락한 것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장씨 소속사는 수백억원대 소득 탈루가 장씨와는 별개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씨가 소속된 트리제이컴퍼니의 대표는 장씨의 어머니 전모씨다. 소속 연예인은 장씨 1명이라 사실상 ‘1인 기획사’다. 회사가 들어서 있는 시세 100억원가량의 서울 청담동 빌딩도 장씨 명의로 돼 있다. 사실상 장씨 회사인 셈이다. 이런 소속사는 “(탈세 추징은) 회사의 회계상 오류로 발생한 일이며 장근석씨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표한다”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