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경북 구미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해 ‘피해 아동의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가 “경찰의 수사가 못미덥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불신감을 드러냈다.
19일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구미 어린이집 학대 피해 아동의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 A씨는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평생 내 아이에게만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사건을 겪으며 사건 이후 한 달여 시간이 힘들었다”고 운을 뗐다.
A씨는 “CCTV를 확인한 결과, 발표수업 시간에 아이가 앞을 안 본다는 이유로 손으로 얼굴을 거칠게 돌린 장면, 앉아있는 아이 다리를 잡고 밀치고 당기는 장면, 바닥을 손으로 치는 장면이 보여 경찰에 신고했다”고 적었다.
A씨는 “아동보호기관에서 직원이 왔을 때 아이들이 피해 내용을 말했다”며 충격적인 내용을 전했다. 그에 따르면 한 아이는 ‘선생님이 바늘로 발바닥을 찔렀다’고 말했고, 자신의 아이도 ‘선생님이 팔을 찔렀다’ ‘주사기로 찔렀는데 주사기 안에 바늘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선생님이 남자 친구들의 성기를 때렸다’ ‘여자친구들은 성기가 없어 엉덩이를 맞았다’ ‘잠을 자지 않는다고 손가락을 깨물었다’ 등의 내용이 올랐다.
A씨는 “아이들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경찰과 말을 하다보면 답답함과 억울함을 느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형사들이 ‘어머니는 아이 말을 다 믿으십니까?’라거나 ‘엄마에게 말을 안 한걸 보면 아시잖아요”라고 말하는 등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A씨는 “아이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누구한테, 몇 대를 맞았는지를 말해야지만 진술이 채택 된다”며 “불과 네 살짜리 아이들이 저렇게 말할 수 있나? 당장 제 아이만 해도 무조건 시간 개념은 ‘아침에’다. 네 살 아이 중 시간 개념이 있는 아이가 있나? 아이에게 어른과 같은 수준의 진술을 요구하니 어찌 믿을 수 있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A씨는 “해당 보육원에서 공지문을 보내왔다”며 “여기엔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원에 피해를 주는 모든 것에 법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 원과 원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적극 대응할 것이며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 생각한다, 뉴스나 인터넷 기사들은 전혀 사실과 다른 내용이며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허위사실 유포죄, 명예훼손, 신용훼손 등으로 강격하게 법적 대응 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고도 말했다.
A씨는 “증거가 없는 상황이지만 아이들이 입을 모아 두려움 속에서 말해온 증언들이 왜곡되고, 전혀 사실이 아닌 것이 되지 않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지난 16일 보육교사 B씨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현재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때리거나 학대한 일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