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일본인 2명을 인질로 잡고 2억 달러(약 2170억원)를 주지 않으면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인질 참수 위협을 받은 일본 열도는 충격에 빠졌다.
20일 오후 IS 추정 세력의 일본인 살해 위협 소식을 접한 일본 정부는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대책실을 마련했다. 일본은 또 시리아와 인접한 요르단 수도 암만에 있는 일본 대사관에 현지 대책본부를 설치해 아베 총리의 중동 순방에 동행중인 나카야마 야스히데 외무 부장관을 본부장으로 파견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 총리가 17일 중동지역에 필요한 인도주의적 대응에 쓰도록 2억 달러를 지원하겠다는 발표 직후 이번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예루살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몸값을 내거나 위협 세력과 협상할 것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인명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해당 동영상이 유튜브에도 공개되자 인질극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NHK는 한때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인질로 잡힌 일본인의 시리아 입국 배경과 주변 인물 등에 관한 소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 명의 인질은 지난해 8월 IS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린 유카와 하루나와 프리랜서 언론인 고토 겐지다.
동영상은 IS의 언론을 담당하는 알푸르칸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IS 대원은 “일본 정부가 우리의 여자와 아이들을 죽이고 이슬람교도의 집을 파괴하는 작전에 1억 달러(1088억원)를 자랑스럽게 기부했다”며 인질을 붙잡은 이유를 밝혔다.
이를 두고 한 네티즌은 “한국의 젊은이는 IS에 가담하고 일본인은 참수 협박 인질이 됐다. 아시아도 IS의 테러리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