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권남영 기자] 1200만 관객 돌파에 빛나는 영화 ‘국제시장’을 연출한 윤제균(46) 감독이 일각에서 제기한 스크린 독과점 문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윤제균 감독은 최근 서울 강남구의 JK필름 사옥에서 진행된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시장이 스크린 독과점에 힘입어 흥행했다는 일부 주장이 있다”는 언급에 “그건 사실 틀린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감독은 “그런 내용의 기사가 나올 때 스크린 수와 상영 횟수를 표기하더라”며 “그런데 그 기사에 정확한 팩트가 있으려면 좌석점유율을 넣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좌석점유율이 떨어지는데도 스크린수를 줄이지 않고 계속 가지고 가는 건 분명 독과점”이라며 “하지만 국제시장은 보통 좌석점유율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윤 감독은 또 “국제시장은 사실 처음부터 ‘호빗: 다섯 군대 전투’ ‘기술자들’ ‘상의원’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등과 경쟁해 압도적인 비율로 스크린을 가져갔던 적이 없었다”며 “개봉작이 나올 때마다 스크린수가 압도적인 1위가 나온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히려) 국제시장 같은 경우는 좌석점유율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스크린이 많이 확보 안됐던 적이 더 많았던 것 같다”고 했다.
상영관을 많이 못 잡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작은’ 영화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전했다. 윤 감독은 배급 방식과 운영에 있어서의 대안을 함께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윤 감독은 “예를 들어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개훔방)’에 대한 얘기가 요즘 많이 나오는데 이런 영화는 1~2주 상영하고 내릴 영화가 아니지 않느냐”며 “개훔방은 좌석점유율도 높고 관객 호응도 많이 받은 작품인데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언급했다.
그는 “제가 배급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특정 관에서 (그런 영화들을) 계속 볼 수 있게끔 협의해 오랫동안 많은 관객이 찾을 수 있게끔 하면 어떨까 싶다”며 “절대적인 관객수가 적다고 해서 금세 내리는 게 아니라 안정적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윤 감독은 “지금은 모든 게 와이드 릴리즈해서 첫 주에 안 되면 그냥 다 떨어져버리는 방식”이라며 “미국 같은 경우엔 작은 영화들을 작게 시작해서도 계속 배급을 늘려가는 방식이 있는데 (우리도) 그런 식으로 운영의 묘를 살렸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배급비지니스에 있어서 영화 특성에 맞는 방법을 찾아봤으면 좋겠다”며 “큰 영화와 작은 영화가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개훔방’ 흥행 부진에 대한 책임을 안고 사퇴한 제작사 리틀빅픽처스 엄용훈 전 대표에 대해서도 착찹한 마음을 드러냈다. 윤 감독은 “(소식을 듣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엄종훈 대표님과 잘 아는 사이일 뿐더러 같은 제작사로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도대체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모르겠다)”며 “저야 그냥 영화만 열심히 만드는 사람이라 (자세한 얘기를 하긴 힘들지만), 비즈니스적으로 방법을 잘 찾아봤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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