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땅콩 리턴(회항)’ 사건 당사자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이 업무 복귀 후 “18년을 근무하면서 이런 ‘지옥 스케줄’은 처음”이라며 인사보복 의혹을 제기했다.
경향신문은 3일 대한항공 박창진 사무장이 업무 복귀 이후 과중한 비행 스케줄 탓에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 사무장은 지난해 12월 ‘땅콩 리턴’ 사건 이후 58일 만인 지난 1일 현업에 복귀했다. 박 사무장은 2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결심공판에서 “업무 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회사 측 말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이 입수한 박 사무장의 비행 스케줄에 따르면 대부분 국내선이나 일본-중국-동남아 단거리 국제선으로 짜여 있다. 매달 3번 이상 편성되는 장거리 노선은 인천~이탈리아 로마 1회 뿐이다.
박 사무장은 4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2시45분까지 김포~여수를 4번 왕복하는 일정이 잡혀 있다. 5일에는 오전 10시 5분 출발하는 인천~중국 삿뽀로 비행이 예정돼 있다. 승무원들은 비행기 출발이 오전 7시인 경우 오전 4시30분 쯤 출근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경향신문과에 “국내선과 단거리 국제노선은 대부분 현지에서 체류하지 않고 바로 승객을 받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상당하다. 승무원들은 비행 수당도 많고 체류비도 나오는 장거리 노선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 전직 승무원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힘든 노선으로 시간표가 편성된 것”이라며 “노조 활동을 열심히 했던 직원들의 징계 수순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측은 “승무원 14명을 이끄는 팀장에 걸맞게 다른 팀장들과 비슷한 수준의 월 72시간 비행 업무”라며 “승무원 스케줄은 컴퓨터에 의해 자동편성되며, 인위적으로 가혹한 스케줄 편성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현아 부사장은 2일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오성우) 심리로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사건의 발단은 승무원의 서비스가 매뉴얼과 다른 부분이 있어 확인하기 위해 매뉴얼을 가져오라고 했는데 찾지 못한 데 있다”며 “이후에 있었던 내 행동은 내 잘못이지만 승무원도 매뉴얼대로 서비스를 안 한 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항로 변경 혐의에 대해서는 “비행기를 세우라는 취지로 말한 것은 맞지만 움직이는 비행기를 세우라는 것이 아니라 비행을 시작하기 위한 절차를 중지하라, 출발시키지 않겠다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검찰은 “피고인에게 반성과 죄의식이 희박하다”며 징역 3년을 구형했다.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