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규봉 기자] 현대기아차가 폐차 재활용 대행 법인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슈가 되진 않았지만, 이번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 사이에서 논란이 적잖습니다. 논란은 현대기아차가 폐차업체를 선정하는 입찰과정에서 특정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겁니다. 입찰에 참여하지도 않은 업체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는 건데, 자동차 1위 업체가 왜 이런 방식으로 특혜 논란 구설수에 올랐을까요? 일단 현대기아차 측은 절차상에 논란을 일으킬만한 특혜는 없다며 의혹에 대해 일축 했습니다. 정말 공정성엔 문제가 없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혹시라도 현대기아차 만의 기준을 적용해서 문제되지 않는다 하는 것 아닐까요?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2월 폐자동차자원순환관련법규(자원순환법)상 제작사의 자동차 재활용책임 의무이행을 대행하는 업체 선정을 위한 공개경쟁입찰을 실시했습니다.
이 공개입찰에는 총 15개 업체가 참여합니다. 현대기아차는 이 업체들을 대상으로 입찰 설명회를 실시하기도 했지요.
어찌된 영문인지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아닌 다른 업체가 이번 현대기아차 폐차 재활용 대행 법인으로 선정이 됐습니다. 공개입찰을 해놓고 정작 우선협상대상자는 입찰에 참여하지도 않은 업체가 입찰권을 딴 것입니다.
입찰에 참여하지도 않고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업체는 ‘오토모바일리사이클링에이전시(ARA)’라는 곳입니다. 입찰에 참여한 한 업체는 이 업체가 유령업체라며 반발했습니다. 공개입찰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것이지요.
현대기아차의 해명을 들어보니 가관입니다. ARA라는 업체가 1차 입찰에 참여한 다른 업체(중부슈레더)와 컨소시엄(합작)을 구성하고 있어서 같은 회사로 인정했다는 해명입니다. 사업설명회에서도 컨소시엄 구성이 가능하다고 공지했으니 별 문제가 될 것 없다는 입장은 이래서 나온 것 같습니다.
풀리지 않은 의혹은 더 있습니다. 중부슈레더의 재무 상태입니다. 현대기아차 입장에선 이 중부슈레더의 신용상태가 나쁘지 않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상거래를 위한 신용능력이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기업평가등급이 C+(신용분석보고서)로 아주 위험한 기업으로 분류가 돼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재무와 신용상태가 건실했는지 현대차에 되묻고 싶은 대목입니다. 물론 입찰에 참여한 다른 업체들의 신용등급도 아주 형편없었다면 ‘도긴 개긴’이겠습니다.
더군다나 유령의 ARA라는 업체의 지분에는 현대기아차 관련 특수법인이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이러니 의혹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정신 제대로 박힌 입찰자라면 당연히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거지요. ARA에는 현대차 총수 일가의 사돈기업인 폐차 파쇄업체 ‘경한’이 7%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제 좀 확실해졌나요? 그렇지 않고서 컨소시엄을 명분으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그 뒤엔 누가 있어… ”라는 컨소시엄의 명분이라면 가능하겠지요? 미리 안 밝힌 것도 이런 특혜 의혹이 생길 것을 감안한거 아닌가요?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