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안양동안경찰서에 따르면 숨진 A(37)씨와 B(38·여)씨는 약 2개월 전 인터넷 한 자살사이트를 통해 처음 만났다.
A씨는 최근 재발한 암 치료비 때문에 금전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고, B씨는 남편의 잦은 도박으로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삶의 무게에 짓눌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했지만 이들은 이내 “열심히 살아보자”며 새로운 삶을 다짐했다.
그러나 재기를 꿈꾼 지 두달 만인 지난달 26일 A씨와 B씨, B씨의 세살배기 딸은 나란히 숨진 채 발견됐다. 방 안에는 불에 타고 남은 번개탄 2장과 편지지 1량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A씨와 B씨가 차례로 절반씩 쓴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먼저 가서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며 “열심히 잘 살아보려 했지만 잘 안됐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국과수로부터 정확한 사인은 전달 받지 못했지만 모두 일산화탄소에 질식 돼 숨진 것으로 보인다. 재기를 꿈꾸고도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만 했던 이들의 사연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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