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내돈 100억원 어쩌지?” ‘쩐의 전쟁’서 밀린 중견 화장품회사 참존

[봉기자의 호시탐탐] “내돈 100억원 어쩌지?” ‘쩐의 전쟁’서 밀린 중견 화장품회사 참존

기사승인 2015-03-12 02:26:55

[쿠키뉴스=조규봉 기자] “소송이 확정된 것도 아닌데 소송할 것이라는 기사가 나가 다소 황당합니다. 입찰에서 보증금을 돌려받은 사례가 있는지 알아보고는 있으나, 소송에 대한 부분은 아직 그 어떤 것도 결정된 바 없습니다. 공식적인 답변도 아직은… ”

최근 인천공항 면세점 3기 사업자로 선정됐다가 임대보증금 미납해 계약이 불발로 끝난 화장품 회사 참존 관계자의 말입니다.

소송 해프닝은 임대보증금 102억원이 아까워 참존 김광석(사진)회장이 취재기자에게 다소 여과되지 않은 격한 감정을 그대로 전달해 약간의 오해가 생긴 건으로 해석이 됩니다.

일단 임대보증금 반환 소송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하니, 소송은 이미 나온 기사와는 반대로 하지 않을 것으로 사료가 됩니다.

인천공항 면세점을 두고 신라면세점과 롯데, 신세계, 참존 등이 입찰 경쟁을 벌였지요.

이 중에 참존은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 심사에서 ‘5년간 2032억원’이라는 높은 임차료를 제시해 11구역 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 최종 사업계약을 위해선 6개월치의 임대료(보증금) 277억원을 마감 시한까지 납부해야만 입찰자로 최종 선정이 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최종 입찰 자격도 박탈되고, 이미 납부한 보증금도 못 받게 됩니다. 참존이 기납부해놓은 보증금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102억원입니다. 일단 100억원이 넘는 현금이니 이 또한 꽤 큰 금액입니다.

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하는 만큼 큰 액수가 오가는 것은 당연하지요. 요즘 면세점 유통사업의 매출이 타 유통업에 비해 훨씬 높은 것을 감안하면, 일단 투자만 하면 돈을 벌수 있지요. 그래서 ‘쩐의 전쟁’ 얘기까지 나오는 겁니다.

안타깝게도 참존은 이 쩐의 전쟁에서 밀렸습니다. 참존은 사업자로 선정된 후 현금 대신 신용보증보험사의 보증보험증서로 대납시도를 했습니다. 그러나 이 업체가 ‘과다한 임차료’ 등을 이유로 보증서 발급해주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102억원의 보증금 일부가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 마감시간을 넘긴 것 입니다.

참존은 왕년에 잘나가던 화장품 회사입니다. 왕년 명성에 비해 지금은 매출액 700억원 정도로 외향을 풀리기보다는 내수와 수출에 집중하는 알짜 중소기업입니다. 화장품업계에서는 중견기업이기도 하고요. 김광석 회장께선 아우디 수입판매업도 겸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서는 참존 브랜드가 꽤 유명세를 타고 있기도 합니다. 면세점에 도전한 이유가 될 수도 있겠는데요.

어찌됐든, 잔금 마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그간 모아놓은 현금을 다 날렸으니 어지간히 속이 쓰리겠습니다. 쓰린 속보단 회사에 존폐까지도 걸려있다고 해야 맞겠습니다. 100억원이 말이 쉽지 적은 돈인가요?

“잔금 입금 시한이 너무 짧았다”는 게 참존의 유일한 하소연이긴 한데, 인천공항공사 측에서 이미 계약서상의 조건에 합당치 않음을 피력함으로써 하소연 또한 물 건너간 분위기입니다. 면세점사업이 호황이니 인천공항공사 측도 참존의 안타까운 사연을 굳이 들어줄 필요가 없겠지요. 계약서상의 내용만 어필한 것 보면 말이지요.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말이죠. 소송을 한다고 해도 참존이 유리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소송비용만 더 떠안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ckb@kmib.co.kr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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