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규봉 기자] 기업들의 주주총회 시기가 도래했습니다. 주주들은 투자한 기업의 배당금에 입맛을 다시는 분위기입니다.
올해는 대주주들에게 아주 호재가 있는 해입니다. 경제부총리가 서민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들의 배당금을 늘리라고 주문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도록 주문했습니다. 기업이 투자는 하지 않고 유보금을 쌓아두고 있으니 배당을 늘려 가계소득을 높이라는 것입니다. 배당을 늘리면 주주인 국민들의 지갑이 두둑해 질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배당을 늘리면 주주인 국민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진다는 게 과연 지금의 현실과 맞는 논리일까요? 경제를 잘 모르는 일반 서민들이 들어도 현실과는 동떨어진 얘기인 듯 합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배당률이 낮은 현실을 생각하면 명분이 없지는 않습니다.
기업 대부분은 경영권 확보를 위해 기업 오너들이 가장 많은 주식수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당을 늘려봐야 서민 경제 활성화보다는 기업 오너들의 주머니만 더 채워 넣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이 정책이 나왔을 때 “있는 사람 주머니만 더 채워주게 생겼다”는 비웃음도 있었지요.
우려가 현실이 됐습니다. 서민에게 보탬이 되기는커녕 기업의 오너들만 더 좋은 꼴이 됐으니 말이지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현금배당을 공시한 상장법인 수는 총 714개사입니다. 전체 2000여개 상장사 중 절반을 넘지 못하는 수치입니다.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 속에 올해 배당 총액은 14조1420억원으로 지난 2013년 배당 총액 10조9398억원에 비해 29.3% 증가했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배당 총액이 2조9831억원 늘어난 13조3075억원에 달했습니다.
기업 배당이 늘어났지만 실제 개인들은 오히려 적은 돈을 받았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하기 어려운 우량 종목에 쏠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의 주식만 해도 지난 11일 종가기준으로 147만4000원입니다. 개인투자자가 100만원이 넘는 주식을 가지고 있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얘깁니다. 삼성전자의 지분은 40% 넘게 외국인이 보유중이며 17% 넘는 지분을 오너 일가가, 삼성전자 자사주 12%, 연기금 등이 10%로 분포돼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SK 등 우량 종목군에 포함돼 있는 지분 구조는 유사합니다. 최경환 부총리의 배당 정책이 서민경제와는 전혀 상관없는 정책으로 비난을 받는 이유입니다.
""박근혜정부의 서민경제 활성화 정책, 기업 오너 지갑만 두둑… 정책 실패의 현주소
애초에 기업배당 정책이 나왔을 때 서민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옳았습니다. 서민생활 보다는 오너와 소위, 가진 사람들 주머니만 채워주는 분석도 적중했습니다. 당시 여의도 증권가의 한 연구원은 “배당 증대 정책은 외국인과 기관, 대기업 오너들에게만 그 혜택이 돌아간다”고 심각성을 얘기했습니다.
소수 전문가들의 의견들은 철저히 무시된 채, 결과적으로 서민을 위한다던 배당정책은 허울뿐인 정책으로 드러났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서민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내놓은 정책의 현실입니다. 물론 소액주주들의 배당률은 지난해보다 더 많아졌겠지요. 기업 오너들의 배당률에 비하면 많아봐야 얼마나 더 많겠습니까? 소액주주들의 배당 늘리자고 기업 오너들의 지갑을 더 두둑해졌으니 확실한 정책의 실패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해명이라도 해줘야할 텐데, 묵묵부답이니 ‘신의 꼼수’가 통했다고도 봐야 맞겠지요?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