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권남영 기자] 배우 김혜수(45)가 후배 천우희(28)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2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혜수는 영화 ‘차이나타운’에서 호흡을 맞춘 김고은(24)을 한참 칭찬했다. 김고은을 보며 감동했고 놀랐으며 자극을 받기도 했다고 그는 얘기했다.
혹시 본인이게 자극을 준 다른 후배 여배우가 있느냐고 묻자 김혜수 입에선 ‘천우희’라는 이름이 나왔다. 천우희는 실제 있었던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을 소재로 한 독립영화 ‘한공주’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며 충무로 샛별로 떠오른 배우다. 김혜수는 지난해 12월 열린 제35회 청룡영화상에서 천우희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자 MC의 본분을 잠시 잊은 채 크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혜수는 “청룡영화제 때 천우희가 여우주연상을 받았을 때 ‘한공주’라고 호명할 뻔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그만큼 영화를 인상 깊게 봤다는 얘기다. 그는 “큐시트에 후보들이 적혀 있지만 수상자는 MC들도 모른다”며 “그런데 내심 한공주, 천우희가 받기를 (바라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김혜수는 “우린 일면식도 없었는데 그냥 혼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호명된 뒤 (천우희가 무대로) 걸어 들어오기까지 울더라. 기쁘기도 했지만 용기를 주고 싶은 마음에 소리를 막 질렀다”고 전했다.
김혜수는 그때 천우희의 수상소감이 자극이 됐다고 했다. ‘이렇게 큰 영화제에서 이렇게 작은 영화의 유명하지 않은 제가 큰 상을 받다니…’ 김혜수는 “그 얘기가 마음을 ‘땡’ 쳤다”고 회상했다.
그는 “왜 그렇게 이야기하는지 너무 잘 알겠더라”며 “내심 ‘이렇게 작은 영화에 이렇게 유명하지 않은 배우가 어디 있어. 배우는 다 배우야’라고 말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 말을 하면서 김혜수는 갑자기 눈시울을 붉혔다.
눈가에 손을 갖다 대고 잠시 마음을 가라앉힌 뒤 김혜수는 눈물이 촉촉하게 어린 눈으로 얘기를 이어갔다. 그는 “천우희씨가 ‘힘들지만 의심하지 않고 열심히 배우 하겠다’고 얘기를 했는데 그게 나한테 하는 얘기 같기도 했다”며 “그런 것들이 제겐 정말 양질의 자극이 된다”고 말했다.
“(그런 자극이 절) 정신 차리게 해요. ‘이것도 엄살이지’ 뭐 이런 생각하게 하고(웃음). 그런 자극이 굉장히 좋아요. 피가 확 도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그런 사람들 만날 때가 제일 좋아요.”
‘차이나타운’은 지하철 보관함 10번에 버려진 아이 일영(김고은)이 쓸모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차이나타운을 지배하는 조직 보스 엄마(김혜수)를 만나 생존을 위해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혜수, 김고은, 엄태구, 박보검, 고경표 등이 호흡을 맞췄다. 오는 29일 개봉. kwonny@kmib.co.kr